웰스파고챔피언십 최종일 3언더파 '7타 차 대승', 최경주 공동 28위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역시 약속의 땅."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2주 만에 또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이번에는 2010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생애 첫 우승을 일궈냈던 짜릿한 추억의 장소다. 18일(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 퀘일할로골프장(파72ㆍ7492야드)에서 끝난 웰스파고챔피언십(총상금 710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3언더파를 보태 2위와 7타 차 대승(21언더파 267타)을 완성했다. 캐딜락매치에 이어 시즌 2승째이자 통산 11승째, 우승상금이 127만8000달러(13억9000만원)다.
4타 차 선두로 출발해 버디 5개(보기 2개)를 솎아내며 3타를 더 줄였고, 이렇다 할 추격자가 없었다. 결과적으로 전날 11언더파를 몰아친 괴력이 우승의 동력이 됐다. 버디만 11개를 쓸어 담아 2010년 최종 4라운드에서 작성했던 10언더파의 코스레코드까지 경신했다. 무엇보다 평균 1.33개의 퍼팅으로 까다롭기로 유명한 퀘일할로의 그린을 무자비하게 유린했다는 점이 돋보였다.
퍼팅 코치 데이브 스탁턴의 '3분 레슨'이 약(藥)이 됐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곁들였다. 1, 2라운드에서 난조를 보이자 곧바로 달려와 "퍼터를 끝까지 밀어주라"고 주문했다. 매킬로이는 실제 3라운드에서는 13개 홀을 1퍼트로 마무리하는 등 '퍼팅의 신'으로 돌변했다. 이날은 평균 1.86개, 수치는 올라갔지만 내용은 여전히 나쁘지 않았다. 3m 안팎의 퍼팅이 홀을 스치면서 오히려 아쉬움을 더했다.
최대 364야드의 장타에 그린적중율 77.78%의 '송곳 아이언 샷', 여기에 홀 당 평균 퍼팅 수 1.63개의 '짠물퍼팅'을 가미하면서 독주를 거듭한 셈이다. 웹 심슨(미국)은 "이 시대 최고의 선수"라고, 필 미켈슨(미국)은 "매킬로이의 뛰어난 퍼포먼스가 무척 인상적"이라고 극찬했다. 매킬로이는 "4개의 파5홀과 1온이 가능한 2개의 파4홀 등 적어도 6개의 버디는 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며 "이 코스가 너무 좋다"고 환호했다.
매킬로이가 본격적인 개인타이틀 경쟁에 돌입하면서 '마스터스 챔프' 조던 스피스(미국)와 양강구도를 구축했다는 점도 관심사다. 상금랭킹 2위(391만 달러), 1위 스피스(517만 달러)와는 아직 격차가 있지만 불과 7개 대회에서 수확했다는 점이 놀랍다. 스피스는 올 시즌 13개 대회에 등판했다. 다승은 사이좋게 2승씩, 평균타수는 스피스 1위(69.433타), 매킬로이 2위(69.438타)로 박빙이다.
심슨과 패트릭 로저스(미국)가 공동 2위(14언더파 274타), 미켈슨은 공동 4위(12언더파 276타)를 차지했다. 한국군단은 최경주(45ㆍSK텔레콤)가 공동 28위(5언더파 283타), 배상문(29)은 공동 58위(1언더파 287타)에 그쳤다. 배상문은 15번홀(파5)까지 4언더파로 잘 나가다가 '그린마일의 덫'에 걸렸다. PGA투어 코스 가운데 가장 어렵다는 16~18번홀 등 마지막 3개 홀이다. 16번홀과 18번홀에서 연거푸 더블보기를 얻어맞아 순식간에 4타를 까먹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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