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이슬람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는 17일(현지시간) 이라크 서부 안바르주의 주도 라마디 전체를 치열한 격전 끝에 점령했다고 주장했다. 라마디는 이라크 최대 주(州)인 안바르의 주도로 바그다드에서 서쪽으로 100㎞ 떨어져있다.
이날 AP통신에 따르면 IS는 인터넷에 올린 성명을 통해 "알라의 가호로 칼리프국가 전사들이 라마디를 깨끗하게 정화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라크 관리들도 IS가 라마디에 있는 정부군 작전통제소를 장악했다고 확인했다. 안바르주 지사 대변인 겸 보좌관 무한나드 하이무르는 AFP에 "안바르 작전통제소에서 철수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확한 사상자 수를 아직 파악하진 못했지만 민간인과 군인을 합쳐 적어도 500명이 지난 이틀간 숨진 것으로 추정한다"고 전했다.
이라크 정부군 중령도 라마디 작전통제소에서 철수한 뒤 "IS가 주요 치안기지 전부를 막 함락했다"고 전했다.
라마디 시내 대부분을 이미 손아귀에 넣은 IS는 일련의 자폭 차량공격으로 점령지역을 확대하면서 주정부 청사 위에 자신들의 검은 깃발을 올렸다.
하이데르 알아바디 이라크 총리는 라마디에서 일부 정부군이 무기와 차량을 버리고 도주하자 안바르주 내 군경에 자신의 진지를 사수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또 시아파 민병대에 수니파가 많이 거주하는 안바르주에 진격할 준비태세를 갖추라고 지시했다. 알아바디 총리의 이 같은 명령은 안바르주에서 유혈 종파분쟁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를 무시한 것이다.
앞서 이라크군에 지난 3월 북부 요충지 티크리트를 잃은 IS는 자신의 세력이 강한 바그다드 서쪽 안바르주에 전력을 집중, 라마디 탈환 공세를 강화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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