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시리아 사막에 있는 고대 오아시스 도시 팔미라의 문화유산이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손에 훼손될 위기에 처했다.
16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IS는 현재 팔미라 북부 대부분을 장악하고 시리아 정부군과 치열한 교전 중이다. 팔미라 남서쪽에 위치한 고대유적까지는 아직 IS가 진입하지 않은 상태지만 점점 거리가 좁혀지고 있어 팔미라의 문화유산이 훼손될 위기에 처했다.
'야자수의 도시'라는 뜻을 가진 팔미라는 시리아 사막 한 복판에 위치해 있지만 물이 풍부해 '사막의 베네치아'로 불리기도 한다. 페르시아, 인도, 중국, 로마제국을 잇는 실크로드 무역의 중간 기착지 역할을 했다. 이 때문에 팔미라의 건축물은 고대 로마와 그리스, 페르시아의 양식이 혼합된 독특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 팔미라는 1980년 유네스코는 세계유산으로 등재했다.
이라크 북부 고대 도시들을 처참하게 파괴한 IS가 이번엔 시리아 고대 도시까지 위협하고 있어 인류의 문화유산이 잇따라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IS는 지난 3월 이라크 북부에 있는 고대 아시리아 도시 님루드를 파괴했다. 또 같은 달 이라크 북부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고대 파르티아 제국의 원형 요새 도시 하트라를 훼손했고 인근 코르사바드 유적지도 폭파했다.
한편 미국은 IS 격퇴작전에 '델타포스'로 알려진 미군 특수부대를 처음으로 투입해 IS의 고위 지도자를 사살하고 그의 아내를 생포하는데 성공했다. 미국이 인질 구출이 아닌 IS 지도자 체포 및 사살을 위해 특수부대를 동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애슈턴 카터 미 국방부 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군 특수부대에 시리아 동부 알아므르에서 아부 사야프로 알려진 고위 지도자와 그의 아내를 체포하는 작전을 지시했다"면서 "아부 사야프는 미군의 작전 과정에서 사살됐으며 그의 아내는 이라크 내 미군 기지에 수감했다"고 밝혔다. 그는 "아부 사야프와 함께 IS 대원 10여명이 사살됐으며, 미군이나 민간인의 희생은 전혀 없었다"고 전했다.
공습에만 의존했던 미국의 IS 격퇴작전이 지상으로 한 발짝 더 다가가는 것을 의미한다. 전면적인 지상군 투입에 대해 '절대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미국이 이번 성공을 계기로 앞으로 정보가 확실할 경우 IS 수뇌부를 타깃으로 한 제한적 지상전을 전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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