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초 ‘무동력·무기항·무원조 요트세계일주’

희망항해 김승진 선장, 4만2000여㎞ 여정 210일 만인 16일 오후 충남 당진 왜목항 귀항…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 안희정 충남도지사, 김홍장 당진시장 등 2000여명 축하

[아시아경제 왕성상 기자] 우리나라 최초 ‘무동력·무기항·무원조 요트세계일주’가 성공했다.

16일 충남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19일 ‘세월호 사고’와 잇따른 대형사고로 시름에 잠겨있는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겠다며 요트 아라파니호를 타고 충남 당진시 왜목항을 떠나 우리나라 최초의 단독·무기항·무원조 요트세계일주에 나섰던 김승진 선장이 16일 출항 209일 만에 귀항했다.

김 선장의 4만2000여㎞ 여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남미대륙과 남극사이 바다의 에베레스트라 불리는 지구상에서 가장 험준한 케이프 혼을 통과하던 지난 2월엔 5일 내내 최대풍속 50노트의 돌풍과 파고 7m의 파도와 싸워야 했다. 이후 영국령 포틀랜드 제도에 있는 사우스조지아섬 부근을 지날 땐 남극에서 떠내려 온 유빙을 피하느라 혼을 빼기도 했다.

인도네시아 자바섬을 지났을 무렵 밤에 신원을 알 수 없는 배가 따라붙어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바람이 불지 않는 무풍지대도 만나 요트항해에 큰 어려움을 겪는 등 고난의 연속이었다.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과 고통이 셀 수 없을 만큼 많았지만 김 선장은 끝까지 버텼다. 케이프 혼, 아프리카 희망봉, 인도네시아 순다해협을 거쳐 두 번의 적도통과와 항해거리 4만㎞란 요트세계일주의 성공요건을 모두 갖추며 우리나라를 향해 속도를 높였다.

김 선장은 당진 왜목항 귀항 직후 선착장에서 있은 성공소감을 묻는 질문에 “항해를 하다 보니 지구가 가장 아름다운 별이란 것을 느꼈다”며 “세월호 유가족들께서도 힘드시더라도 시련을 이겨내고 힘내길 바란다. 항해 동안 성원해준 국민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험난한 파도와 무풍지역 등 모든 순간순간들이 힘들었다. 가장 힘들었던 건 포기와 절망감을 느꼈을 때”라며 “힘든 항해를 성공할 수 있게 성원해준 국민들과 물심양면 도와준 당진시, 충남도, 해수부와 기업들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강조했다.

김 선장은 17일 열리는 토크콘서트 ‘김승진의 희망항해일지’에선 209일 간의 항해 동안 겪었던 일과 희망항해를 도전하게 된 계기를 들려준다.

한편 당진시개발위원회와 희망항해추진위원회가 주관한 성공기념행사엔 당진시민들과 유기준 해양수산부장관, 안희정 충남도지사, 김홍장 당진시장을 비롯한 기관·단체장 등 2000여명이 참석해 축하했다.

기념식에서 김 선장은 안 지사로부터 감사패를, 김 시장으로부터는 명예당진시민패를 받았다.

왕성상 기자 wss404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