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 "어떠한 대가를 치르더라도 부정부패를 발본색원하겠다"
(2015년 3월 12일 정부서울청사)
"이유 여하 막론하고 심려 끼쳐드린 점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2015년 5월 14일 서울고검 앞)
당당한 표정으로 '부패와의 전면전'을 외치던 전 총리의 모습은 없었다. 고강도 사정 정국을 예고하며 정재계를 떨게 만들었던 이 전 총리는 14일 초라한 모습으로 서울고등검찰 앞 취재진들 앞에 섰다. 이 전 총리가 검찰에 모습을 나타내자 지지자들과 비판하는 이들이 각각 서로 준비한 구호를 외쳤다.
굳은 표정의 이 전 총리는 오전 9시45분 서울고검에 도착해 "국민 여 여러분께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검찰 출석 당시 얼굴에 미소를 띄었던 홍 전 지사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이 전 총리는 "이 세상에 진실을 이기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오늘 검찰에서 상세히 제 입장을 말씀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검찰 조사한 후에 기자들과 인터뷰를 할 기회를 만들겠다고 한 뒤 곧바로 서울고등검찰청 12층 1208호 조사실로 향했다.
검찰은 건강문제와 관련해 이 전 총리 측에 별도로 조치할 것이 있느냐고 문의했으며 특별히 조치할 것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한 때 법무부 장관을 휘하에 둔 그였지만 검찰청에서는 주영환 부장검사와 마주한 채 자신의 무혐의를 입증해야하는 피의자 신분이다. 이미 최단기 총리로 불명예 퇴진을 했지만 수사결과에 따라 정치적 생명도 끝날 수 있는 만큼 이 전 총리는 어느 때보다 신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전 총리와 검찰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줬다는 3000만원을 두고 치열한 수싸움을 시작해야 한다. 검찰이 관련자들을 통해 돈 전달 날짜·방법을 재구성하고 혐의를 입증하는 것이 이번 수사의 핵심이다.
이 전 총리는 홍 지사와 달리 총리 퇴진 후 적극적인 해명을 하지 않았다. '친밀한 관계가 아니었다' 등 각종 발언들이 거짓말 논란으로 이어진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혐의 입증과 관련한 핵심적인 내용이 검찰을 통해 흘러 나올 경우 방어 논리를 밝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검찰은 이 전총리가 성 전 회장을 독대했다는 목격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다양한 자료 수집을 해왔다. 한 때 국정 2인자를 공개 소환하는 만큼 혐의 입증을 위한 최소한의 증거들이 이미 파악됐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홍 지사에 이어 두번째 '성완종 리스트' 관련 인물 소환인 만큼 수사 결과가 나머지 인물 수사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김재연 기자 ukebid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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