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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단과 소신의 경제학…오너는 '매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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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부재의 경제학

병상의 태광 이호진, 모친 빈소도 못가…그룹운영 보수적


병상의 CJ 이재현, 비상경영체제 불구 그룹 역동성 저하

최태원의 SK그룹, 오너공백 장기화에 新사업진출 삐걱


동국제강, 장세주 회장 구속에 최대위기…비상경영체제

결단과 소신의 경제학…오너는 '매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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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같은 병원의 모친 빈소도 못 가는 상황에서 그룹경영을 어떻게 챙길 수 있겠습니까."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의 모친인 고(故) 이선애 여사의 빈소를 지켜본 태광그룹 한 임원은 그룹 내 분위기에 대해 이같이 전했다. 고인의 아들인 이 전 회장은 빈소가 차려진 서울아산병원에서 4년째 병석에 누워 있다. 간암 3기 판정을 받았지만 간이식을 하지 못하고 있고 장기간의 입원으로 우울증도 있다고 한다. 모친의 별세 소식에도 빈소를 찾지 못할 정도로 몸과 정신이 극도로 쇠약해진 상황이다.


이 전 회장은 2011년 징역 4년6개월을 선고받았다가 병보석으로 풀려나 투병 중이다. 그룹 경영은 보수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 전 회장이 실형을 선고받은 뒤 2012년 3월 심재혁 부회장과 계열사 최고경영자들이 중심이 돼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해 왔지만 인수합병이니 신사업 구상 등 공격경영에선 비껴나 있다. 회장 부재 속에서 태광산업 매출(연결재무제표 기준) 2012년 3조7151억원에서 2014년 3조1622억원으로 2년 만에 15%가 줄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도 2013년 8월 신장이식 수술을 받은 뒤 약 1년7개월여가 지났지만 여전히 신장 기능과 전반적 건강이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 구속집행정지기한(7월21일)을 앞두고 그룹 분위기는 더욱 착잡하다. 이 회장은 지난해 4월 재수감 직후 건강이 더욱 악화됐다. 구속집행정지 기간이 늘어나 상고심 재판 일정까지 늦춰지면 그만큼 이 회장 개인이나 CJ그룹이 '불확실성'에서 빨리 벗어나기 어렵다.


CJ그룹은 이 회장의 공백 이후 그룹경영위원회를 발족해 이를 중심으로 회사 경영이 이뤄지고 있다. 이재현 회장의 외삼촌인 손경식 CJ그룹 회장을 위원장으로 누나인 이미경 CJ그룹 부회장, 이채욱 CJ 부회장, 김철하 CJ제일제당 대표 등이 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오너 부재 상태가 이어지면서 CJ그룹은 지난해 계획한 투자의 20%나 실행에 옮기지 못해 3년 만에 실제 투자 규모가 1조원대로 추락했다. 올해는 공식 투자ㆍ고용 계획조차 내놓지 못했고 최근에는 대형 인도 극장 기업 2곳의 인수전에 참여했다가 실패했다.


장세주 회장이 구속된 동국제강은 동생인 장세욱 부회장 주도의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갔다.장 부회장은 동국제강 계열사인 유니온스틸의 경영을 맡아 오다 지난 1월 동국제강이 유니온스틸을 흡수합병하면서 동국제강의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장 회장이 자리를 비우더라도 경영상 혼란이 초래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하지만 장 회장이 진두지휘해 온 재무구조 개선 작업과 동국제강이 10년 넘게 추진해온 숙원 사업인 브라질 고로 제철소 건설 등 핵심 사업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장 회장의 구속이 대외 신인도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자금 조달을 어렵게 해 유동성 경색을 초래할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최태원 회장이 구속 중인 SK그룹은 전문경영인으로 구성된 '수펙스추구협의회'를 통해 운영되고 있지만 SK네트웍스의 KT렌탈 인수무산 등에서도 보듯 오너의 과감한 결단 부재로 인한 제약이 많다. SK그룹은 최 회장의 장기수감에 따른 경영공백으로 주요 계열사의 실적이 악화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오너경영이 이제 한국식 경영의 근간으로 자리 잡은 만큼 황제경영이나 오너의 전횡,부정,비리 등에 대해 충분히 죗값을 치렀다고 판단되면 이후 사회에 복귀해 사회경제에 대한 기여를 통해 나머지 죗값을 치르도록 하는 것도 국가 경제 차원에서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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