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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연금개혁 키워드는 '국민적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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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의 '양' 아닌 '질' 담보로 장기개혁 추진

[아시아경제 서지명 기자] 세계 각국의 공무원연금 개혁 키워드는 '국민적 합의'다. 특히 개혁의 양이 아닌 질을 담보로 장기적으로 추진했다는 점이다.


연금 논란은 비단 우리나라 뿐이 아니다. 전세계적인 고령화로 인해 연금 갈등이 갈수록 높아지고 제도 유지를 위한 시스템 개편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연금제도는 나라마다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다. 특수직역연금과 국민연금을 독립적으로 운용하는 나라가 있는 가 하면 통합해 운용하는 나라도 있고, 연금제도 자체를 유지하는 데 실패해 아예 민영화한 나라들도 있다.

먼저 한국처럼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이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독립형'이 있다. 프랑스, 독일, 벨기에 등 서유럽 일부 국가와 인도네시아, 태국 등 동남아시아 국가가 그런 나라들이다.


또 기초소득을 보장해 주는 1층의 국민연금과 소득비례연금을 지급하는 2층의 공무원연금으로 구성된 '부분통합형'이 있다. 일본이 대표적이며 호주, 캐나다, 영국, 네덜란드, 미국(연방), 스위스 등 선진국 다수 국가가 이 유형을 채택하고 있다.

공무원연금 없이 모두 국민연금에 가입된 '통합형'도 있는데 칠레, 우루과이, 아르헨티나, 체코, 헝가리 등 남미와 동유럽 일부 국가가 이에 해당한다. 칠레와 아르헨티나의 경우 만성적인 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각각 1981년, 1994년에 아예 민영화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상범위와 급여수준은 하락하고 불평등이 커지는 등 오히려 문제가 악화됐고, 결국 다시 국가 주도로 돌아갔다.


아르헨티나는 지난 2008년 사적연금을 폐지하고 다시 국영화했다. 칠레는 보편적 기초연금이 포함된 연대연금제도(SPS)를 도입하고 사적연금에 대한 규제를 되레 강화하고 있다.


공무원 퇴직소득보장 역사를 나라별로 보면 영국이 181년으로 가장 길며 프랑스(162년), 독일(142년), 일본(110년) 등으로 제도성숙도가 100년이 넘는다. 한국에 가장 먼저 도입된 공무원연금이 1960년에 도입돼서 올해로 55년 됐고, 국민연금은 27년째로 아직 30년이 채 되지 않았다.


연금액 산정의 기준이 되는 1년당 지급률은 미국 1.0~2.0%, 일본 0.7~0.9%, 영국 1.25%~2.3%, 독일 1.79% 등이며 프랑스는 2.0%에서 오는 2020년까지 1.79%로 낮추기로 했다.


각 국은 늘어나는 재정부담을 이기지 못해 연금액을 줄이는 개혁에 일찍부터 착수했다. 일본, 미국 등이 1980년대에 개혁을 시작했고 1990년대 이후 확대 추세를 보이고 있다. 1980~1990년대 개혁이 공공부문 재정지출 축소정책의 일환이었다면, 2000년대 이후에는 고령화에 따른 부양률 증가 등의 영향으로 대부분 국가의 고령화된 공직사회가 연금개혁 과제를 떠안았다.


나라별로는 일본이 1986년 다층제 전환을 통해 국가와 지방공무원도 국민연금(1층)과 공제연금(2층)을 동시에 가입하도록 했다. 이후 3개 직역연금을 흡수통합해 근로자 공적연금을 후생연금으로 일원화했고 올해 10월부터는 공제연금을 후생연금으로 통합한다. 장기적으로는 한국의 공무원연금도 일본처럼 국민연금과 통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미국은 연방, 주 및 지방 공무원 각각의 연금제도가 운영된다. 연방공무원의 경우 1987년 개혁을 통해 기존 공무원연금제도(CSRS)는 유지하되, 신규자는 사회보장연금(OASDI)+신공무원연금제도(FERS)+개인저축계정(TSP)를 동시에 가입해 다층체제를 확립했다.


영국은 국가직, 지방직, 경찰소방직 등 직종별로 독립된 7개의 공무원연금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형태는 국가공무원연금과 민간 소득비례연금으로 다층체제를 확립했다. 또 국가공무원의 경우 기존공무원과 신규공무원간 구분된 제도를 적용한다.


독일은 정규 공무원을 위한 독립된 공무원연금제도를 운영하며, 계약직을 포함한 고용제형 공무원은 국민연금과 부가공무원연금을 가입토록 했다.


해외 사례에서 가장 돋보이는 점은 이해당사자(노조 등)와 일반 국민과의 논의과정을 통해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 내려는 노력이다. 개혁추진 로드맵을 제시한 후 충분한 논의속에 장기적인 개혁을 추진했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연금개혁 횟수가 많다고 좋은게 아니라 질(質)이 중요하다"며 "이탈리아의 경우 10여년간 7번의 연금개혁을 해 횟수로만은 챔피언 감이지만 재정건정성 확보와는 거리가 멀었고 나라 전체가 위기에 처하게 됐다. 우리도 이 길을 갈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서지명 기자 sjm070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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