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8일 귀환하는 아모레퍼시픽이 코스피 조정장세를 반등시켰으면....”
한국거래소 고위 임원은 액면분할 후 첫 거래되는 아모레퍼시픽에 대한 기대감을 이렇게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이 코스피의 급격한 하락세를 반전시킬 구원투수 역할을 할 것이라는 간절함이 묻어난다.
아모레퍼시픽은 코스피 시가총액 7~10위권으로 시장에서 차지하는 지위 못지않게 '성장주'로 갖는 상징성이 커 투자심리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보면 아직 물음표다. 이날 액면분할 후 첫 거래일, 오전 9시 장 시작후 아모레퍼시픽은 하락세로 출발했다. 30분이 지났을 쯤, 장중 4% 때 까지 떨어졌다.
이때만 해도 아모레퍼시픽이 조정 장세의 바람을 피하가지 못한다는 불안감이 전해졌다. 하지만 9시 50분을 기점으로 반등을 시작했다. 0.5% 상승을 기록하며 보합세로 힘겹게 돌아섰다.
이같은 첫 거래일의 주가 흐름을 볼때 아모레퍼시픽의 액면분할 효과를 아직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얘기다.
긍정적인 요인은 액면분할 시너지 효과 중 하나였던 거래주식 활성화라는 성과를 거뒀다는 데 있다.
이날 10시 현재 아모레퍼시픽 거래량은 60만주를 넘었다. 액면분할 전 보다 20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액면 분할 결정적에 하루 거래량이 1만~2만주에 불과했다.
당시 주가가 연일 치솟아도 주식을 살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후 아모레퍼시픽이 액면분할을 결정하자 거래량은 4만주까지 두배이상 늘었다.
거래량이 증가하면 주가도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보통 전문가들은 기술적 분석을 할 때 OBV(0n Balance Volume,누적거래량) 지표를 참고하는데, 이는 거래량이 주가에 선행한다는 것을 전제로 삼는다. 주가가 본격적인 방향 설정에 앞서 정체할 때 거래량이 늘면 주가도 오른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거래소 측은 아직 기대감을 버리지 않고 있다. 2010년 이후 액면분할을 한 코스피 기업들은 총 77곳이다. 이 가운데 시총상위 10개 종목의 경우 거래재개 1주일 뒤 주가가 3.2% 가량 하락했다. 하지만 1개월 뒤에는 1.2% 상승하고 3개월 뒤에는 11% 넘게 올랐다.
과거 액면분할을 결정했던 SK텔레콤과 제일모직의 경우 시장 상황과 주가, 업종이 달라 단순 비교가 어렵지만 아모레퍼시픽처럼 액면가 5000원을 500원으로 분할한 SK텔레콤은 액면분할 이후 단기적으로 거래량이 최대 435.2% 주가는 최대 25.9%, 상승했다.
더구나 아모레퍼시픽은 성장성 측면에서도 주가 상승 여력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영화 교보증권 연구원은 “한국 화장품에 대한 중국인의 선호도는 계속해서 높아지는 상황이다”며 “결과적으로 프레스티지에서 메스티지까지 확고한 브랜드 인지도를 갖고 있는 아모레퍼시픽에 수혜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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