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요우커 장세'로 한국 증시가 호황기를 맞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요우커 증시의 가장 큰 수혜주로는 대림비앤코(대림B&Co)와 한국화장품제조를 꼽았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South Korean Market Finally Feels Investors'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급성장하는 아시아 국가 증시에 러브콜을 보냈던 투자자들이 한국 증시로 유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인도, 올해 중국과 일본 증시가 반등하면서 아시아 증시 밸류에이션이 상승했지만, 한국 증시는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는 분석이다.
올들어 지난 4일까지 외국인 순매수액은 7조9762억원으로, 2013년(3조4111억원)과 2014년(4조8348억원) 외국인 순매수액을 더한 금액에 육박한다. 외국인 사자세에 힘입어 코스피는 올들어 10% 급등하며, 사상 최고치(2228.96)에 근접하게 치솟았다.
WSJ은 이같은 증시 호황의 배경에는 요우커가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요우커 덕을 가장 많이 입은 기업으로 대림비앤코와 한국화장품제조를 꼽았다. 양사의 주가는 올들어 각각 472%, 509% 급등했다. 중국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는 제품 생산에 주력한 것이 주가 상승의 동력이 됐다고 평했다.
올들어 주가가 75% 뛴 아모레퍼시픽의 급등세도 요우커 효과라고 봤다. HSBC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중국 화장품 시장점유율은 4%를 기록, 5년 만에 무려 4배 가까이 올랐다. 공항 면세점을 통한 화장품 매출액이 2007년 2조6000억원에서 2014년 8조3000억원으로 늘어난 것이 주효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한국 증시에 대한 러브콜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샘 르 코누 맥쿼리자산운용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1년 전부터 한국 증시에 투자하기 시작했으며 앞으로도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라며 "마지막으로 인천국제공항에 갔을 때 입국 심사대와 세관을 통과하는 데만 1시간 30분이 걸렸을 정도로 방문객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킴 도 베어링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최근 한국 증시에서 사자세를 주도하는 세력은 글로벌 주식형 펀드를 운용하는 펀드매니저들로, 중국 증시 랠리를 아쉽게 놓친 이들이 한국 증시와 대만 증시를 대체제로 여기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국 수출기업들이 글로벌 경기회복의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긍정적 요인이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의 대미 수출액은 전년대비 2.3% 증가했다. WSJ은 아모레퍼시픽이 액면분할 계획 발표 후 주가가 36% 뛰면서 한국 기업들의 주식 분할과 배당 증액 전망도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매력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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