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짜장] (1) '과연 정말로'라는 뜻의 순우리말 (2) 춘장을 볶은 중국풍 소스.
짜장뉴스는 각종 인터넷 이슈의 막전막후를 짜장면처럼 맛있게 비벼 내놓겠습니다. 과연? 정말로?
“우리나라에 비뇨기과 (여)의사가 5명이래요.”
영화 ‘연애의 맛’에서 비뇨기과 여의사를 연기한 배우 강예원 씨가 지난 3월 한 TV 예능프로그램에서 이렇게 말했어요. 비뇨기과는 ‘남성’을 다루는 의료 분야라는 인식이 일반적이죠.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많고 많은 비뇨기과 의사 중에 여의사가 5명뿐일까요? 한번 실제 숫자가 얼마나 될지 짐작해보시죠. 그 전에 우리나라에는 비뇨기과 의사가 몇 명이나 될까요?
대한비뇨기과학회에 전화로 문의했습니다.
“아시아경제신문 기자입니다. 회원 의사 선생님이 몇 분이시죠?”
“네 잠시만 기다리세요. 2584명입니다.”
“여자 의사는 몇 분 정도인가요?”
“약 30명입니다.”
국내 비뇨기과 의사 중 여성 비율은 약 1% 정도로군요.
의료전문 언론매체 ‘청년의사’는 최근 ‘비뇨기과 여의사회’에 따르면 “국내 비뇨기과 여의사는 전공의까지 포함해 30여명”이라고 전했어요. 국내 비뇨기과 여의사회는 ‘미래를 바라보는 비뇨기과 여의사회’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윤하나(이대목동병원 비뇨기과) 회장이 이끌고 있어요.
청년의사는 송채린 서울아산병원 교수, 최경화 분당차병원 교수, 김선옥 전남대병원 교수, 신주현 충남대병원 교수, 이하나 서남병원 전문의 등이 비뇨기과 여의사라고 소개했습니다.
◆미국은 8%, 그래도 여성 비율 최저= 우리나라에서 활동하는 비뇨기과 여의사는 강예원 씨가 생각한 것보다 더 많지만, 비율은 매우 낮습니다.
이는 미국과 비교하면 뚜렷해집니다. 미국 공영 라디오방송 NPR이 최근 인용해 보도한 통계에 따르면 미국 비뇨기과 의사 여성의 비율은 8%로 나타났어요. 미국에서도 비뇨기과는 여성 의사가 가장 적은 분야이긴 하지만 비율이 한국의 8배에 이르는 것이죠.
한편 미국 진료과목에서 여의사 비율이 낮은 순서를 더 보면, 정형외과 9%, 심장학과 12%, 소화기병학과 14%, 폐 17%로 집계됐어요.
비뇨기과병원에 여의사가 거의 없으리라는 생각은 비뇨기과가 주로 ‘남성’을 다룬다는 인식에서 나오는 듯해요. 여기서 ‘남성’은 남성의 성기와 발기, 전립선 등을 가리키죠. 비뇨기과 의사들이 시간을 많이 보내는 일이 ‘남성’을 보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비뇨기과 의사들은 그밖에 요로와 신장 건강을 다루고 이들 기관의 질병은 남녀를 가리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여성 요실금 환자도 많죠.
◆여성 비뇨기과 의사가 유망한 이유= 비뇨기과 가면 십중팔구가, 아니 백중구십이 남성 의사들이라는 생각에 여성들은 배뇨에 탈이 나도 병원 가기를 망설인다고 하네요. 사정이 이렇다면 여성 비뇨기과 의사는 여성 환자를 받기에 유리하지 않을까요?
실제로 그렇다고 해요. 윤하나 회장은 청년의사에 “나이 든 여성 환자의 경우 남자 의사가 보는 비뇨기과 진료를 받기 꺼리는 경우가 있다”며 “그런 환자는 비뇨기과 여의사가 있다고 하면 찾아오는 일이 많다”고 말합니다.
미국도 비슷하다고 합니다. NPR은 비뇨기과 여의사 크리스티나 프라무지의 사례를 듭니다. 프라무지 씨는 처음에는 남녀 환자를 가리지 않고 봤는데, 여성 비뇨기과 의사가 있다는 게 알려지자 여성 환자가 몰려들었고 이젠 여성 환자만 진료한다고 합니다.
이런 이점이 있다면 말입니다, 앞으로는 여성 비뇨기과 의사가 늘지 않을까요? 미국에서는 이런 추세가 이미 확연합니다. 비뇨기과 전문의 수련을 받는 의사 중 25%가 여성이라는 군요.
국내에서도 비뇨기과 여의사가 늘어나지 않을까요? 7일 선보이는 영화 ‘연애의 맛’이 비뇨기과에 대한 여성의 ‘직업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지 않을까요?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