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딜락매치플레이 결승서 개리 우드랜드 4홀 차 제압 "157만 달러 잭팟"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매치도 강해."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이번에는 '매치플레이의 제왕'에 등극했다. 4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하딩파크TPC(파71ㆍ7115야드)에서 끝난 월드골프챔피언십(WGC)시리즈 캐딜락매치플레이(총상금 925만 달러) 결승전에서 52번 시드 개리 우드랜드(미국)를 4홀 차로 가볍게 제압했다. 올 시즌 첫 승이자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통산 10승째, 우승상금이 157만 달러(16억9000만원)다.
초반 7개 홀에서 4홀을 앞서면서 일찌감치 승패가 결정됐다. 매킬로이는 우드랜드의 4번홀(파4) 보기로 1홀을 앞서자마자 5~7번홀에서 3연속버디를 쓸어 담는 맹공을 퍼부어 4홀 차로 달아나며 '킬러 본능'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우드랜드는 후반 11, 12번홀에서 2홀을 만회했지만 13, 14번홀에서 연거푸 보기를 범하는 등 자멸했다.
매킬로이에게는 물론 긴 하루였다. 일몰로 순연된 폴 케이시(잉글랜드)와의 8강전 잔여 경기부터 짐 퓨릭(미국)과 4강전, 우드랜드와 결승전이 차례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그나마 케이시와의 서든데스가 단 1개 홀에서 끝났다는 게 다행이다. 1번홀(파5)에서 속개된 22번째 홀 버디로 곧바로 4강에 진출했다. 바로 전날 저녁 지루한 연장전이 이어지면서 속을 태웠던 매치였다.
매킬로이가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무패 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미국)와 무려 8체급을 석권한 매니 파퀴아오(필리핀)의 대결을 직접 관전하기 위해 이미 MGM 그랜드호텔의 1만 달러짜리 링사이드 좌석을 예매한 게 출발점이다. 어쩔 수 없이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에게 티켓을 양도한 뒤 미디어센터에서 TV로 복싱 경기를 시청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퓨릭과의 4강전이 오히려 명승부로 남았다. 16번홀(파4)까지 1홀 차로 지다가 17번홀(파3) 버디로 가까스로 동타, 마지막 18번홀(파5) 버디로 기어코 역전승을 거뒀다. 매킬로이에게는 결과적으로 17, 18번홀이 우승의 일등공신이 됐다. 케이시와의 8강전에서는 17번홀 파로 동타를 만들어 연장전을 성사시켰고, 빌리 호셀(미국)과 '16강 티켓'을 다투던 예선 3라운드 역시 막판 17, 18번홀의 연속버디로 연장전에 돌입했다.
"(결승전이) 이렇게 쉽게 승부가 날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다"는 매킬로이는 "잭 니클라우스와 타이거 우즈에 이어 25세 이하의 나이에 PGA 10승을 거둔 세번째 선수가 됐다는 말을 들었다"며 "두 선수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건 정말 영광스러운 일"이라는 소감을 곁들였다. 49번 시드 대니 윌렛(잉글랜드)은 3, 4위 전에서 퓨릭을 3홀 차로 이겨 마지막 이변을 완성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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