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휴일근로를 연장근로에 포함시켜 주당 총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줄이는 정부의 근로시간 단축 방안이 시행될 경우 기업들이 부족 인력을 보충하는 데 연간 12조원이 넘는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근로시간 단축의 비용 추정' 보고서를 보면 근로시간을 단축하면 연간 12조3000억원의 비용이 발생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근로시간 단축 시 추가 필요인원은 1~29인 사업장이 9만3080명, 30~299인이 12만305명, 300인 이상이 5만2706명 등이었다. 사람을 더 뽑으면서 생기는 비용은 규모가 작은 업체에서부터 순서대로 3조3270억원, 5조3330억원, 3조6640억원이었다. 연간 총비용만도 12조3240억원이 필요한 셈이다.
특히 300인 미만 사업장이 근로시간 단축으로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연간 8조6000억원으로 총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0%에 달했다.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부담이 중소사업자에 더 큰 셈이다. 산업별로는 초과근로가 가장 많은 제조업에서 총 비용의 60%에 해당하는 7조4000억원, 영세사업장 비중이 높은 도소매와 음식·숙박업종 등에서 총 비용의 22%를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근로시간 단축이 빠른 속도로 이뤄지면 중소사업장에 직격탄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번 조사에서 한경연은 현재 '68시간(기본 40시간 + 연장·휴일 28시간)'인 근로시간을 기준으로 해 이를 '52시간(40시간 + 12시간)'으로 줄였을 때의 차이인 16시간을 바탕으로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 고용노동부의 자료를 바탕으로 전국 약 900만명의 정규직 근로자를 대상으로 추론한 결과라는 게 한경연의 설명이다. 휴일근로의 연장근로 삽입에 따른 비용부담도 계산했다.
우광호 한경연 선임연구원은 "한국경영자총협회 등이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부담이 7조원이라고 했지만 이는 휴일근로의 연장근로 삽입만 따진 것"이라며 "근로시간 단축으로 중소사업장에 큰 타격이 예상되고 제조업도 국제 경쟁력 하락이 불가피해 점진적인 근로시간 축소를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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