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게추는 여당에 기울어..야권 재편시 오히려 개혁 늦어질수도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4·29 재·보궐 선거 여당 압승이 막판으로 접어든 공무원연금개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다. 공무원연금개혁은 시한을 사실상 하루 남겨놓고 있지만 일부 쟁점에서 여야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형국이다. 정치권에서는 무게추가 여당 쪽으로 기울어졌다면서도 이번 선거 결과가 오히려 연금개혁에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일단 정치권 전반적인 분위기는 여당이 공무원연금개혁의 고삐를 거머쥐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야당에 대한 지지가 크게 떨어지면서 공무원연금개혁을 국민연금과 연계하려던 야당의 주장은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부여당의 강력한 개혁 의지가 더해져 힘의 균형이 여당 쪽으로 옮겨질 것이라는 얘기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은 선거 전날까지 공무원연금개혁을 강조할 정도로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29일 선거 결과가 압승으로 나온 후 "선거는 끝났고 다시 상생의 정치로 돌아가 미래세대를 위한 공무원연금개혁을 꼭 성공시킬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한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여야 이견이 많이 좁혀진 점도 선거 결과와 맞물려 폭발력 있게 작용할 가능성도 크다. 29일 여야 4+4(원내대표·원내수석부대표·정책위의장·공무원연금특위 간사) 회동에서도 양측은 기여율, 지급률 등에 대해 사실상 의견 일치를 봤다. 조해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도 "공무원연금개혁과 공적연금 연계 처리가 쟁점일 뿐, 숫자 조정은 큰 문제가 안 된다"고 말했다.
야당도 협상 분위기가 여당에 유리하게 돌아갈 것으로 내다봤다. 야당은 이번 선거유세 기간 동안 "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공무원연금개혁을 포함한 각종 이슈가 여당에 좌지우지된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강조한 바 있다. 공무원연금개혁특위 위원인 김성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진보진영이 선거에서 패배함에 따라 심판대상에서 새누리당은 다시 비켜나게 됐다"고 탄식했다.
하지만 여당 의지대로 개혁작업이 속도를 내지 못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선거에서 진 야권 지도부가 혼돈에 빠질 경우 협상 파트너를 잃은 여당이 단독으로 개혁을 추진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군현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야권이 선거 패배 책임을 놓고 혼란을 겪으면 공무원연금개혁 작업은 시한을 지키기가 어려울 것"이라면서 "선거 승리로 개혁작업이 무조건 여당에 유리하다고 볼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연금개혁 방향은 30일 열리는 공무원연금개혁 실무기구와 특위에서 결정된다. 여야 지도부는 별도 협상을 벌인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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