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재무장관들은 24일(현지시간) 회의에서 예상대로 그리스의 구제금융 분할금 지원 협상에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첫날 회의를 마쳤다.
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의 예룬 데이셀블룸 의장은 라트비아 수도 리가에서 열린 정례 회의 첫날 일정을 마치고 기자회견을 열어 그리스와 다른 회원국 간 이견이 있었다고 밝혔다.
데이셀블룸 의장은 "긍정적 신호도 있었지만 여전히 입장 차이가 컸다"며 다음 달 11일에 열리는 유로그룹 회의에서 다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시간은 흐르고 있고, 이미 너무 많이 허비했다. 이 책임은 거의 그리스 정부에 있다"며 그리스를 압박했다.
그리스는 유럽연합(EU)과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으로 구성된 채권단 '트로이카'와 분할금 72억 유로(한화 약 8조4000억원)를 지원하는 조건인 그리스의 개혁안을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긴축 반대를 공약해 집권한 급진좌파연합(시리자) 정부는 올해 기초재정수지 흑자를 국내총생산(GDP)의 1.2~1.5% 수준으로 목표한 개혁안을 제출했지만 채권단은 긴축 조치를 추가해 재정수지 흑자폭을 늘려야 한다며 반대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지난 16일 노동 부문과 연금, 부가가치세율 인상, 민영화 등 4대 부문에 이견이 있지만 지난 2월 20일 채권단과 합의한 대로 이달 말까지 분할금 지원 협상이 타결될 것으로 낙관한다고 밝혔다.
반면 데이셀블룸 의장은 이날 "종합적이고 상세한 개혁안 조치들이 필요하다"며"분할금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종합적인 타결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는 야니스 바루파키스 장관이 개혁안의 일부에 합의하면 분할금의 일부를 지원해달라는 요청을 거절한 것이다.
그리스 정부는 재정의 현금이 부족한 상황으로 최근 공공기관과 지자체에 현금을 중앙은행으로 이전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렸으나 5월 10일로 예정된 IMF 부채(7억5천만 유로) 상환과 5월분 공무원 임금, 연금 지급 등이 빠듯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바루파키스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합의가 어려울 것이라는 것에 동의했지만 합의될 것이고 빨리 될 것이다"라며 "이는 합의만이 우리가 가진 유일한 선택지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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