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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뉴스]'어묵논란' 불똥 튄 상명대…'일베 덫'에 낚인 넷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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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각산역에 전시된 상명대 공모전 특선작 둘러싼 논란 진실은?

☞ [짜장] (1) '과연 정말로'라는 뜻의 순우리말 (2) 춘장을 볶은 중국풍 소스.
짜장뉴스는 각종 인터넷 이슈의 막전막후를 짜장면처럼 맛있게 비벼 내놓겠습니다. 과연? 정말로?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자고 일어나면 대한민국을 떠들썩 하게 한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가 또 다시 논란의 중심에 등장했습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어묵'에 비유해 파장을 일으켰던 사건, 기억하실겁니다. 많은 상처를 남겼지만 게시물 작성자가 형사처벌 수순을 밟으며 끝나는 듯 했죠. 그런데 이 사건의 불똥이 엉뚱하게 상명대학교로 튀었습니다.


23일부터 24일 사이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일베의 '세월호 어묵 사건'을 상명대가 옹호했다는 비판 글이 줄지어 올라왔습니다. 네티즌들은 이런 글을 보며 덩달아 상명대를 향해 '경솔했다. 치가 떨린다'는 격한 반응을 쏟아냈습니다. 상명대가 일베를 지지했다니 어떻게 된 일일까요.


사건의 발단은 대구 지하철 각산역에 전시된 한 장의 그림에서 출발합니다. 해당 그림의 배경은 포장마차. 이 곳에서 파는 어묵 국물 속에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들어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 그림을 배경삼아 누군가가 일베 회원임을 인증하는 특유의 손동작을 하고 있습니다.


일베가 세월호 희생자를 어묵에 빗대 비하한 사건의 여파가 가라앉지 않은 상황에 학생들이 어묵탕에 들어가 있는 그림을 본 네티즌. 게다가 그 앞에서 일베 회원임을 인증한 모습까지 더해지면서 여론은 분노했습니다.


곧바로 이 그림을 전시한 미술학원에 대한 추적이 시작됐고 결국 해당 그림이 상명대 공모전에 참가해 수상한 작품이라는 걸 알아냈습니다. 넷심의 분노는 곧장 상명대와 그림을 그린 원작자에게 향했습니다. 어떻게 이런 그림을 그릴 수 있고, 상명대는 상까지 줬느냐는 거죠. 상명대 학생들조차 '분노한다'는 반응을 내놨습니다.


일련의 상황이 모두 사실이라면 상명대와 그림을 그린 당사자가 비판받는 것은 당연합니다.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킨 사건을 희화화하고 상까지 줬다는 건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상명대와 그림의 원작자가 이틀 동안 실컷 '비난의 삿대질'을 받고 나서야 조금씩 사건의 전모가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해당 그림은 상명대가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공모전 일러스트 부문에서 특선에 당선된 작품입니다. 그림을 그린 시기와 작품의도 등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세월호 어묵 사건'과는 전혀 연관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먼저 상명대가 '2014 중고등학생 공모전'을 실시한 건 지난해 4월입니다. 상명대가 공모전 참가 작품을 접수한 것은 4월7일부터 4월 22일. 작품을 심사한 건 5월 초입니다. 이후 5월 중순께 시상과 전시가 모두 이뤄졌습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던 4월16일은 공모전 참가작을 접수하던 시기와 겹칩니다. 그러나 상명대가 참가작을 접수받던 기간에는 '일베 어묵논란'이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았던 땝니다. 더구나 통상적으로 공모전에 참여하려면 수개월간 준비 작업을 거치는데, 사고 발생 후 불과 몇 일만에 그림을 완성해 공모전에 참여하는 것은 물리적으로도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논란이 일자 해당 그림을 그린 학생의 지도강사가 직접 온라인 커뮤니티에 해명글을 올렸습니다. 이 강사는 공모전 참여를 위해 기획부터 작품 완성까지 함께한 인물입니다.


그는 "미대 지망 학생들은 준비해야 할 행사가 많아 미리미리 준비를 해 둔다"며 "저 그림은 일베의 어묵 발언이 나오기 전에 구상하고 몇 번을 다시 그렸다. 스케치를 몇 주에 걸쳐 학생이 만지고 수정해 만든 그림이고 그렇게 고생해서 상을 받은 그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온라인을 통해 '일베 그림'이라며 급속도로 퍼져버린 논란은 쉬이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그림을 전시한 미술학원 관계자는 23일 오후부터 밤까지 이어진 항의전화에 몸살을 앓아야했고, 결국 각산역 측의 요청으로 그림까지 철수해야 했습니다. 억울하다는 하소연을 할 곳도 마땅치 않은 상황에 학원 운영까지 걱정해야 하는 곤경에 처했습니다.


졸지에 '일베 대학'이 돼버린 상명대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집니다. 해당 공모전 심사에 참여했던 최연식 만화학과 교수는 "공정한 절차를 거쳐 진행된 공모전과 엄격한 심사를 통해 선정된 당선작이 예상치 않은 논란에 휘말려 안타깝다"는 반응을 내놨습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일부 네티즌들은 온라인을 통해 그림 원작자와 상명대 측에 '사과'와 '반성'의 뜻을 전했습니다. 해당 그림 앞에서 일베 손동작 사진을 찍어올린 사람은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탭니다.


일상을 살아가는 평범한 학생들의 고단함을 표현하고 싶었던 한 청년의 순수한 의도는 누군가의 경솔한 행동과 이에 동조한 우리의 무차별적인 공격으로 훼손돼버렸습니다.



이제는 대학생이 됐다는 그림의 원작자가 공모전에 제출하면서 쓴 주제 설명입니다.


'밤 늦게까지 공부를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에 포장마차에 모여서 휴식을 취하는 학생들을 그려보았습니다. 푸근한 아주머니의 미소 아래 따듯한 분식들에 쌓여 포근함을 느끼는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해프닝이라고 치부하기엔 이번 일로 상처받은 사람들의 후유증이 너무 커 보입니다. '마녀사냥의 덫'에 걸린 우리가 모두 한번쯤은 되돌아 봐야 할 일이 아닐런지요.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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