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22일 세월호 선체인양 결정(안) 원안대로 심의ㆍ확정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유제훈 기자] 정부가 세월호 선체 인양을 확정하고 이르면 오는 9월 부터 해상작업에 착수한다. 누워있는 세월호에 와이어를 연결한 후 해상크레인과 플로팅도크를 이용해 '통째 인양'하는 방식이다. 최대 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 인양비용은 우선 국비로 집행한다. 실제 선체 인양까지는 최소 12개월에서 최대 18개월이 소요될 전망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22일 오전 제15차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해양수산부가 제출한 '세월호 선체인양 결정(안)'을 원안대로 심의ㆍ확정했다고 밝혔다.
박인용 중대본 본부장(국민안전처 장관)은 "해양수산부에서 작년 11월부터 기술검토 했고, 위험이나 불확실성 있지만 인양 가능하다는 결과가 나와, 유가족들과 국민의 여망을 고려해 인양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해수부는 전담부서를 꾸려 이달부터 국내 및 해외업체를 대상으로 업체 선정을 위한 기술제안서를 접수한다. 이후 3개월 간 인양설계 작업에 착수한다. 잔존유 제거작업, 해상장비 고정용 블록 제작 등 해상작업은 9월 중 시작하기로 했다. 이는 당초 해수부가 예상했던 10월보다 한달 가까이 앞당겨진 것이다.
세월호가 침몰한 맹골수도 해역은 11∼2월, 7∼8월에는 태풍 등으로 잠수 작업일수가 적다. 9∼10월, 3∼6월이 수중작업에 가장 좋은 시기로 꼽히는 만큼 작업일수를 늘릴 수 있는 9월부터 해상작업에 착수하겠다는 설명이다.
◆통째 인양시 부식ㆍ선체손상 우려=선체 인양은 앞서 해수부 기술검토 태스크포스(TF)에서 검토한 대로, 해양크레인과 플로팅도크를 이용한 선체측면 통째 인양방식으로 이뤄진다.
먼저 선체 측면에 93개의 구멍을 뚫은 후 와이어를 선체 내부의 튼튼한 구조물에 연결하고, 두 대의 해상크레인으로 해저면에서 약 3m까지 들어올린다. 이후 수심 30m 지점에서 플로팅도크를 활용해 최종 인양하는 방식이다. 이로인한 수중작업에만 6개월 이상이 소요될 전망이다.
해수부는 인양업체 선정부터 최종 인양까지 12개월 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기상사태가 나쁘거나 인양과정에서 기술적 실패가 발생할 경우 18개월 가량으로 연장 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세월호의 무게는 6825t급이지만 수면 위로 올릴 때 무게 등을 감안해 1만t, 8000t급 등 두 대의 크레인 장비가 투입된다. 최대 위험 요인으로는 세월호가 선령 20년이 넘은 노후선인 만큼 부식과 무게중심 이동 등으로 인해 인양 중 선체 손상이 생길 수 있다는 부분이 꼽힌다. 또 93개의 인양점을 연결하는 과정에서 파손, 장애 위험도 제기된다.
박 본부장은 "세월호 인양 시 1차 위험은 선체부식이 심하고 왼쪽으로 넘어져있다는 것"이라며 "인양 과정에서 인양점이 파괴되는 등 선체 손상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또 "93개에 쇠사슬 걸기 때문에 파도나 외부 영향에 따라 그 와이어가 꼬일 수 있다"며 "6~8월까지 태풍기간이라 장비나 모든 것들이 피항했다가 다시 작업해야 해 위험이나 불확실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규열 서울대 명예교수(해수부 기술검토TF단장)는 "크레인과 선체를 몇 군데만 걸면 쪼개질 우려가 있지만, 지금 현재는 93개의 인양점을 배 전체 길이 방향으로 두고 연결하기 때문에 이같은 염려는 없다"며 "또 크레인(1만8000t), 선체중량(1만3000t)에 20~30%의 안전계수를 두고 인양하기 때문에 중량에도 여유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용은 최대 2000억원…구상권 행사할 것=세월호 선체를 인양하게 될 경우 소요되는 비용은 최대 2000억원으로 추산된다. 기상조건과 기술진행 상황에 따라 12~18개월이 소요될 전망이다.
정상적인 날씨조건이 지속될 시 인양기간은 1년, 인양비용은 1000억원으로 추산됐다. 이 비용은 수중작업 49%, 장비용선료 23%, 주요자재 13%, 기타 15% 등이다. 기상상태가 다소 나쁘거나 인양과정에서 일부 부분적 실패가 빚어지면 소요기간 18개월, 비용 1500억원 이상이 들 전망이다.
심각한 기술적 실패가 발생할 경우 2000억원 이상의 비용이 들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 본부장은 "기획재정부와 협조중인데 국비로 우선 사용하고 구상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종자 수습대책의 경우 잠수사가 현장에 투입된 이후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준권 해수부 항만국장은 "실종자 수습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절단인양과 선체인양 가운데 절단인양은 제외했다"며 "선체를 그 상태로 수심 낮은 곳으로 이동하는 것이 실종자 수색차원에서 가장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장 잠수조사는 기상악화로 (실시)하지 않아 향후 인양업체가 선정되면 조사 결과를 토대로 실종자 유실방지대책을 철저히 수립하고 검증, 실종자 가족 협의 등을 거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기준 해수부 장관은 "지난 1년 동안 형언할 수 없는 아픔과 슬픔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 온 실종자 가족 및 유가족들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앞으로 선체 인양 과정에서 실종자 가족 및 유가족들과 긴밀히 소통하는 등 세월호 선체 인양과 실종자 수습에 범정부 차원에서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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