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연구용역 발주…5~6분 더 소요돼 '저속철' 논란 재연 우려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이달 초 운행에 들어간 호남고속철도에 논산훈련소역이 새로 생길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오송에서 분기되는 호남고속철도 정차역은 공주, 익산, 정읍, 광주송정 등에 이어 5개로 늘어나게 된다.
2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논산훈련소역은 인근 육군훈련소와 각종 국방시설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역명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훈련소 수요를 염두에 둬 이 같이 정했다. 정부는 논산훈련소역 신설에 따른 사업성과 경제성 등을 따져보기 위한 타당성 조사 연구용역을 최근 발주했다.
지난 2일 개통된 호남고속철도는 현재 충남 공주에서 정차한 후 곧바로 전북 익산으로 넘어간다. 기존 논산역은 고속철도가 정차하지 않는다. 이에 논산시 등 해당지역에서는 육군훈련소에 입소하는 인원만 연간 12만~13만명, 입퇴소시 동행하는 가족까지 포함하면 100만명 이상이 다녀가는 만큼 훈련소와 가까운 곳에 역을 만들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논산시 관계자는 "훈련소는 물론 논산ㆍ계룡지역에 밀집된 각종 국방시설까지 감안하면 이용수요가 많다"며 "현재는 전체 입대자의 3분의 1 정도가 논산 육군훈련소를 통해 입대하지만 앞으로 60~70%까지 늘어날 전망인 만큼 고속철도 역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일단 타당성 조사에 나서지만 일정 부분 수요가 보장된다고 해도 역간 거리가 짧아지고 전체 운행 소요시간이 늘어나는 만큼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호남선 고속철도를 통해 공주에서 익산까지는 15~16분 정도 걸린다. 고속철의 경우 중간에 역이 하나 새로 생기면 5~6분 정도 소요시간이 늘어난다. 속도를 미리 줄여야하고 제 속도까지 높이는 한편 정차시간까지 감안해야 해서다.
호남고속철도 개통으로 수도권 접근성이 높아진 호남지역의 경우 중간에 새로 역이 생길 경우 그만큼 시간이 늘어 역 신설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호남고속철도를 이용하면 현재 서울 용산에서 광주 송정역까지 적게는 1시간 33분, 익산까지는 1시간 6분이면 닿는다. 역 신설에 따른 '저속철'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을 안고 있는 셈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해당 노선을 다니는 일부 열차만 정차하는 식으로 운영하면 크게 효율성이 떨어지지 않는다"면서 "사업성 여부를 따져본 후 해당 지자체와 사업비를 어떻게 분담할지 등 다양한 부분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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