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싱가포르의 사회적 기업가인 케니 로 시티 컬리지(City College)& 오-스쿨(O-School) 설립자 겸 대표는 "사회적 기업은 시장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노동력에도 적합한 비즈니스 모델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케니 로 대표는 2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15 아시아미래기업포럼'에 참석해 "사회적 목적과 경제적 목적을 모두 추구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익기업, 자선단체와 다르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날 포럼의 첫 번째 세션 강연자로 나선 그는 '사회적기업의 성장과 고용창출'이라는 주제에 따라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 10년 간 싱가포르에서 사회적기업이 어떻게 발전해왔고 고용 창출에 어떻게 기여해왔는지를 설명했다.
그는 2002년 공립학교에서 탈락되거나 퇴학 당한 아이들에게 자신감과 기회를 주기 위해 '시티 컬리지(City College)'라는 사회적 기업을 설립했다. 주류 교육 시스템에 들어가지 못하면 낙오되기 쉬운 싱가포르에서 학교 중퇴자들도 고등학교 교육 이수를 돕기 위해서다.
2006년에는 O-School(오-스쿨)이라는 사회적 기업을 설립했다. 학업에는 관심이 없지만 춤을 좋아하는 청소년들에게 공연기회와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한 공연예술 학교다. 그는 "사회적 기업은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뿐 아니라 직접 트레이닝하고 멘토십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같은 사회적 기업 활동을 토대로 2007년 슈왑 재단이 선정한 '올해의 사회적 기업가 상'을 수상했다.
케니 로 대표는 사회적 기업을 세가지 형태로 분류해 설명했다. 첫번째는 제품과 서비스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는 사회적 기업 형태다. 그는 "싱가포르 사회적 기업 중 가장 큰 분야"라며 "1만명 이상을 고용하는 등 많은 일자리를 제공하지만 원래 의도는 일자리 창출이기 보다는 서비스 제공이 목적이었다"고 말했다.
두번째는 일자리를 창출하도록 설계된 사회적 기업이다. 케니 로 대표는 "사회적 기업은 장애인 등 시장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기술을 가진 사람들에게도 최적화된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회적 기업은 이들의 노동력도 기회로 보는 생각의 차이가 필요하다"며 "이를 이해하고 장점과 약점의 균형을 찾는 맞춤형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는 우리 삶의 방식을 바꾸는 서비스와 제품을 제공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그는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일주일에 하루는 채식을 하자는 그린먼데이가 대표적"이라며 "이러한 삶의 양식이 일반화되고 궁극적으로는 사회적 기업도 일반적인 기업처럼 운영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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