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손선희 기자] 삼성전자가 15조6000억원을 투자해 건립중인 평택 반도체 공장에서 어떤 제품을 생산할지 여부에 전 세계 반도체 업체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런 가운데 권오현 디바이스솔루션(DS) 대표(부회장)가 "나중에 결정할 것"이라고 밝혀 삼성전자가 D램과 시스템LSI를 놓고 투자 여부를 고심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권오현 부회장은 수요 사장단회의 참석을 위한 출근길에서 평택에 건설 중인 반도체 공장의 생산 품목을 "(시황을 봐가며) 나중에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평택 공장을 올해 준공해 오는 2017년 1분기부터 반도체 생산을 할 계획이다. 반도체 시황이 급변하다 보니 생산 품목은 아직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평택 공장에서 D램을 생산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불투명한 상황이다.
현재 D램 시장의 경우 수요와 공급이 타이트한 상황으로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해 3월 20나노 D램을 업계 최초로 양산하며 지난해 세계 D램 시장 점유율 40.4%를 기록했다. 지난 2013년 삼성전자의 D램 시장 점유율은 36.2%까지 하락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평택 공장에서 대규모 D램 생산에 나설 경우 자칫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플래시메모리의 경우 중국 시안의 생산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어 평택에 추가 라인을 만들기 어려운 상황이다. 때문에 시스템LSI를 생산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14나노 핀펫 공정 양산을 시작하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세계 1위 파운드리 업체 TSMC에게 빼앗긴 주요 고객사 애플과 퀄컴도 삼성전자로 다시 돌아왔다. TSMC의 16나노 공정 대비 삼성전자의 14나노 핀펫 공정에서 양산된 시스템LSI의 성능 격차가 워낙 크다 보니 TSMC에서 삼성전자로 유턴이 본격화 되고 있는 것이다.
애플, 퀄컴에 이어 엔비디아 역시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의 파운드리 생산을 삼성전자에 맡기는 방안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반도체 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16나노와 14나노 공정에서 각각 생산된 AP의 퍼포먼스를 비교할 때 성능 격차가 상당히 큰 상황"이라며 "상식선에서 생각해 봐도 현재 파운드리를 선택한다면 TSMC가 아닌 삼성전자를 선택하는 것이 지극히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 때문에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께 평택 공장에서 생산할 반도체 품목을 결정할 예정이다. 반도체 업계는 삼성전자가 D램과 시스템LSI를 함께 생산할 수 있도록 하이브리드 라인을 구축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예전과 달리 반도체 생산을 위한 공용 장비가 많아져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권오현 부회장이 언급한 것처럼 현 시점에서 평택 공장의 생산 품목을 미리 결정할 필요는 없는 상황"이라며 "2017년부터 가동인 만큼 좀 더 시황을 지켜보며 생산 품목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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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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