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중국적 요소가 가미된 할리우드 영화에만 투자해온 중국 영화산업 해외 투자 방식이 180도 변화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국유 영화 제작·배급사인 중국영화그룹(中國電影集團)이 최근 할리우드 영화 '분노의 질주:더 세븐(Fast & Furious 7)' 지분 10%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영화그룹은 지난 1월에도 레전더리 픽쳐스 제작 할리우드 영화 '7번째 아들(Seventh Son)'에 소규모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할리우드 영화 관계자들은 중국영화그룹이 추가적인 할리우드 영화 투자를 위해 현재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중국 영화산업은 그동안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중국 배우가 참여하거나 중국 촬영지가 포함된 할리우드 영화에 투자를 늘려왔다. '분노의 질주' 처럼 중국적 요소가 전혀 포함돼 있지 않은 할리우드 영화에 중국 국유 영화 제작·배급사가 투자하는 것은 이례적인 경우다.
제프리 토우슨 베이징대(北京大) 광화(光華)관리학원 투자학과 교수는 "중국영화그룹의 가장 큰 문제점은 영화 제작인데 그동안 히트작이 부족했다"면서 "그래서 비교적 성과가 좋은 할리우드 영화에 투자를 결정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영화그룹은 중국에서 개봉하는 수입영화의 개봉시기 결정에 큰 관여를 한다. 이에 따라 투자를 받은 '분노의 질주:더 세븐'이 중국에서 개봉일이 결정되는 데 특혜를 봤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WSJ은 할리우드의 또 다른 대형작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이 중국에서 5월 12일에 개봉된다는 점을 지적하며, 어벤져스가 미국 등 다른 국가들 처럼 5월 1일로 개봉일이 정해졌다면 분노의 질주 흥행 성적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분노의 질주:더 세븐'은 지난 12일 중국 개봉 첫날 전역 5454개 스크린을 통해 6880만달러의 티켓 판매 실적을 올렸다. 지난 8일간 티켓 판매 매출액은 2억5050만달러로 '트렌스포머: 사라진 시대'에 이어 중국에서 역대 2번째 흥행 기록을 남겼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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