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첨단 시설, 연간 400억 개비 생산…수출 100억 개비 돌파, 올해만 100억 개비 수주
세계적 수준의 품질 인정받아 국내 생산량의 45% 수출
품질 기준이 까다로운 일본 및 호주 시장 등에 본격 진출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지난 17일 경상남도 양산시 북정동에 위치한 한국필립모리스 양산공장.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말보로, 팔리아멘트, 버지니아S, 라크 등을 만드는 곳이다.
산 중턱에 자리잡은 건물(7만3367㎡)은 얼핏 담배공장이라기보다는 잘 갖춘 연구소처럼 보였다. 이곳은 2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해 기존 유산동에 있던 공장보다 생산규모를 2배 이상 늘려 2012년에 확장 이전한 곳이다. 원료가공에서 포장공정에 이르기까지 자동화된 첨단 시설을 갖춤으로써 연간 400억 개비를 생산할 수 있다.
공장 건물로 발걸음을 옮겨 안전화를 신고 2층 생산동으로 들어서자 담뱃잎 특유의 알싸한 냄새가 코끝을 찔렀다. 로봇이 담뱃잎 포장박스를 해체하고 컨베이어 라인에 투입, 커다란 담뱃잎 더미가 3∼4조각으로 절단됐다. 이어 증기와 물을 넣고 향이 첨가하는 작업이 이뤄졌다.
이렇게 생산된 원료는 1층에 있는 제조 및 포장 공정으로 이동하면서 담배 제품으로 탄생됐다. 특히 16대 제조 설비 중에는 분당 1000개비를 생산하는 하이스피드 기계(2대)가 눈길을 끌었다. 아시아 지역에서 하이스피드 기계를 보유하고 있는 곳은 양산공장이 유일하다. 나머지 14대는 분당 500개비를 생산한다. 생산을 마친 완제품은 적재 창고로 옮겨지고, 3일 이내 출고된다.
양산공장에서 생산되는 55%는 내수용이고 나머지 45%는 호주를 비롯해 일본, 홍콩, 싱가포르, 타이완 등지로 수출한다. 해외 수출 규모는 2012년 9억개비에서 2013년 31억개비, 2014년 45억개비 등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이달 100억개비를 돌파했다.
미카일 프로코프축 양산공장장은 "양산공장은 전 세계 23개국 50개 필립모리스 공장 중에서 여러 차례 품질지수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뛰어난 품질 노하우를 갖고 있다"며 "까다로운 일본, 호주에 제품을 수출할 만큼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올해 수출해야 할 수주 물량이 이미 100억 개비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양산공장) 수출 물량은 올해 말까지 200억 개비에 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병철 한국필립모리스 전무는 "양산공장은 수출 증대를 통한 경제효과 외에도 고용 창출과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양산 지역 발전에 지속적으로 이바지하고 있다"며 "한국필립모리스 양산공장에는 400여 명의 지역 인재가 근무하고 있으며 필터, 상자, 라벨, 물류 등 다양한 부문에서 180여 곳의 국내업체와 협력하며 간접적인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전무는 또 "100억 개비 수출 달성은 2012년 신공장 확장 이전을 통한 안정적인 제품 공급과 우수한 지역 인재 확보를 바탕으로 이뤄낸 성과"라며 "앞으로도 지역 경제 발전과 국가 경쟁력 강화에 일조하는 기업이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국필립모리스의 지난해 매출은 7030억원으로 전년 대비 1.9% 증가하는데 그쳤다. 올 1분기(1∼3월)에는 담뱃세 인상 여파로 내수 시장 매출이 15%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내수 시장이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이에 따라 양산공장을 필두로 해외 시장에서 활로를 개척한다는 구상이다.
양산(경남)=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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