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 연행 소식에 '세월호 1주기 범국민대회' 중단…광화문 앞서 경찰·시민 대치 중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원다라 기자, 정현진 기자] 18일 경찰이 광화문 누각 앞에서 농성 중인 유가족 등 20여명을 연행하면서 이날 오후 개최 된 세월호 1주년 범국민대회가 중단됐다. 광화문 앞까지 진출한 시민들과 경찰이 계속 대치하고 있는 가운데, 연행되거나 부상을 입은 유가족·시민이 속출하는 등 충돌이 격화되고 있다.
이날 4·16 연대 등이 주최한 '세월호 1주년 범국민대회'가 유가족 연행 소식으로 인해 중단되면서 오후 9시50분 현재까지 광화문 일대에서 경찰과 대회 참가자 간의 격렬한 대치가 이어지고 있다.
대회 참가자들이 서울광장에서 광화문 광장에 이르는 도로로 진출하면서 경찰은 광화문 광장에 경찰버스로 차벽을 설치하는 등 통제에 나섰다. 하지만 주최 측 추산 3만명(경찰 추산 1만명)에 이르는 참가자들이 몰려들면서 저지선은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 뒷편으로 밀렸다.
광화문 인근에서 경찰은 다시 경찰버스로 차벽을 만들었고, 시민들은 경찰버스를 밀고 당기는 등 넘어뜨리기를 시도하며 광화문 누각 쪽으로 진출을 시도하고 있는 중이다.
▲대치 과정에서 캡사이신 최루액을 눈에 맞은 고(故) 남지현 양의 어머니가 응급치료를 받고 있다.(사진=원다라 기자)
이 과정에서 경찰은 물대포를 쏘고 캡사이신 최루액을 분사하는 등 강력한 진압에 나섰다. 희생자 고(故) 남지현 양의 어머니 등 일부 유가족과 시민들이 캡사이신 최루액을 맞아 눈물을 흘리자 시민들은 인근에서 물을 가져와 붓기도 했다. 한 유가족은 "나도 여기서 이러고 싶지 않다"며 울부짖었다.
대치가 이어지면서 경찰은 참가자 연행을 시도했다. 경찰은 "깃발을 들고 있는 사람, 박근혜 대통령 퇴진 피켓을 들고 있는 사람, 차벽 위를 오르내리는 참가자 순으로 연행 하겠다"고 외치기도 했다. 단원고 희생자의 형제·자매들 역시 전진을 시도했지만 경찰 측이 가로막으면서 무위에 그쳤다.
한편 이날 오후 2시께 경찰은 광화문 누각 앞에서 농성 중이던 유가족 등 100여명 중 22명을 연행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오후 3시30분부터 진행 중이던 세월호 참사 1주년 범국민대회는 중단됐다.
일부 참가자들은 청계광장으로 우회해 종로 방향으로 진출하려 했지만, 경찰병력이 투입돼 통행을 제한하면서 일대 통행이 마비됐다.
경찰은 이날 범국민대회에 앞서 150개 중대, 1만2000명의 병력, 20대의 경찰 버스를 동원해 차벽을 설치하는 등 충돌에 대비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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