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리투게더오픈 첫날 강풍속에서 2언더파, 전인지와 김지현 공동선두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벤틀리 소녀' 서연정(20)이 생애 첫 우승의 기회를 잡았다.
17일 경기도 안산 대부도의 아일랜드골프장(파72ㆍ6612야드)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삼천리투게더오픈(총상금 7억원) 1라운드에서 2언더파를 작성해 당당하게 리더보드 상단을 접수했다. 전인지(21ㆍ하이트진로)와 김지현(24ㆍCJ오쇼핑)이 공동선두에서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바로 2012년 9월 아마추어 신분으로 출전한 한화금융클래식 2라운드 당시 벤틀리 승용차가 부상으로 걸린 17번홀(파3)에서 홀인원을 작성해 화제가 됐던 선수다. 무려 2억7700만원짜리 승용차가 걸렸다는 점에서 더욱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서연정은 그러나 KLPGA투어의 '아마추어선수에게는 상품을 줄 수 없다'는 규정에 걸려 상품은 받지 못했다.
문제는 대한골프협회(KGA)가 그 해부터 아마추어 자격 규칙 3-2b에 '홀인원 기록 시 현금을 포함해 규정 한도(100만원)를 초과한 상금을 받을 수 있다'고 개정했다는 대목이다. 주최 측인 한화금융은 그러자 3라운드 직후 "홀인원 상품은 규칙에서도 허용하고 있다"며 "벤틀리를 지급하겠다"고 발표했고, KLPGA는 "대회 요강은 절대 변경될 수 없다"고 맞서 파문이 커졌다.
결국 아버지가 "부상을 받지 않겠다"고 나서 가까스로 사태를 봉합했다. 아마추어 수상과 규정 변경을 간과한 KLPGA의 나태함과 스폰서의 고집이 맞물린 해프닝이 벌어지면서 결과적으로 선수만 마음고생을 했던 셈이다. 서연정은 2013년 프로로 전향해 2부 투어 격인 드림투어를 거쳐 지난해 정규투어에 입성해 상금랭킹 49위(9581만원)로 연착륙에 성공했다.
지난주 롯데마트오픈 공동 8위 등 올해는 초반부터 상승세를 타고 있고, 이날은 강풍 속에서 버디 3개(보기 1개)를 솎아냈다. "그 때는 아마추어 신분이라 승용차를 받을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는 서연정은 "주위에서 아쉽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고, 벤틀리 소녀라는 별명까지 생겼다"고 소개하며 "지난겨울 베트남에서 전지훈련을 할 때 장하나 선배에게 전수받은 바람을 극복하는 기술이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전인지는 18번홀(파5)에서 110m 거리의 세번째 샷이 그대로 들어가는 샷 이글을 앞세워 공동선두로 올라서는 동력을 마련했고, 김지현은 버디 4개와 보기 2개를 묶었다. 정재은(26ㆍ비씨카드)과 정혜진(28ㆍNH투자증권), 고진영(20), 박지영(19), 아마추어 박소혜(18ㆍ은광여고) 등이 공동 4위(1언더파 71타)에 있다. 롯데마트 챔프 김보경(29)은 공동 11위(1오버파 73타)에서 2연승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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