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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1주기, 7만명 모여 시청 광장 대규모 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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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원다라 기자, 정현진 기자] 세월호 참사 1주년인 16일 오후 7시 서울광장에서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과 관련 시민단체, 추모객들이 모인 가운데 대규모 추모제가 열렸다.


유가족 모임인 4·16가족협의회와 시민단체 4·16연대가 개최한 추모제 '4·16 약속의 밤'에는 오후 8시 기준 주최 측 추산 3만여명(경찰 추산 1만명)이 모여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고 정부에 세월호 선체 인양과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안 폐기를 촉구했다.

행사에는 안산 정부합동분향소에서 출발한 세월호 유가족들과 이날 낮부터 각지에서 집회와 문화제를 열었던 시민단체 회원과 대학생 등이 참석했다. 정치권에서는 새정치연합 정청래·원혜영·진선미·남윤인순·이학영·최민희·홍익표·신경민·우원식 의원, 정의당 천호선 의원, 박원순 서울시장 등이 참석했다.


전명선 4·16가족협의회 위원장은 "진상규명을 제대로 해서 안전한 사회를 만들자는 것과 온전하게 세월호를 인양해 실종자를 끝까지 찾아주겠다는 대답을 기다렸지만 끝내 답변을 듣지 못했다"면서 "대통령은 우리 가족들을 피해 팽목항에 잠시 머물렀다 대국민 담화문 발표만 하고 해외로 떠났다"고 비판했다.

행사에는 안치환과 자유, 이승환 밴드, 노래패 우리나라 등이 무대에 올라 고인들을 기리고 유가족들을 위로했으며, 시인 진은영과 유용주의 시 낭송도 이어졌다. 경찰은 약 130개 부대, 1만여명을 세종로와 광화문광장 일대에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같은 시간 세월호 희생자 분향소가 설치된 광화문 광장에는 오후부터 분향 행렬이 이어졌다.


광화문광장 분향에 참석한 김병수(32·회사원)씨는 "평소 와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간 잊고 있었다"면서 "잊었던 것이 미안해 1주기를 맞아 방문하게 됐다"고 말했다.
대학생 연인인 백대성(24)씨와 원미리(23·여)씨는 "오늘 1주년 추모제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일부러 수원에서 광화문까지 함께 분향하러 왔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 도심 곳곳에는 대학생들과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행진과 퍼포먼스, 집회가 잇따랐다.


15개 대학 총학생회·단과대학생회와 대학생단체로 구성된 '세월호 대학생 대표자 연석회의' 소속 1000명은 각기 경희대·이화여대·남영3로터리·마로니에공원 등에서 오후 4시16분 출발해 청계광장까지 행진을 벌인 뒤 추모집회를 열었다.


이 가운데 이화여대에서 출발한 단체들은 단원고 2학년 1∼10반을 나눠 맡아 세월호 희생자·실종자 304명의 기억을 담은 피켓을 들고 행진했다.


서울역 광장에서는 역시 오후 4시16분 민주노총의 율동 퍼포먼스가 진행됐고,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는 오후 5시 추모 연극제가 열렸다.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분위기 속에서 세월호 단체들을 비판하는 기자회견과 집회도 잇따랐다.


보수 성향의 단체 엄마부대봉사단 소속 회원 30여명과 대한민국어버이연합 소속150여명은 각각 이날 오전과 오후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집회 등을 갖고 "국민 혈세로 이뤄지는 인양이 옳지 않고 세월호 단체들은 유가족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라고 주장하며 세월호 단체들을 비판했다.


이들은 광화문 광장에 모인 세월호 시민단체 회원들과 서로 구호를 외치거나 욕설을 하며 마찰을 빚기도 했다.


한편 16일 오후 7시 10분 전. 광화문 광장 끝에서 세종대왕 앞까지, 세 번 굽은 줄은 길게 이어졌다. 흰 국화꽃 한 송이씩 들고 세월호 희생자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었다.


이 날 행사를 찾은 시민들은 그동안 꾸준히 추모 행사에 찾아왔다는 시민보다는 '처음 찾는다'는 시민들이 많았다. 이경은(22·여·대학생)씨는 "세월호 추모 행사에 온 건 오늘이 처음"이라며 "사실 오늘 행사에 오기 전까지는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좀 의심하는 마음을 가졌던 것도 사실이지만 막상 와 보니 많은 시민들이 함께 슬퍼하는 모습을 보니 그런 마음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광화문 인근 회사에 다닌다는 이성환(33)씨도 "회사가 바로 근처여서 이런 행사를 하는 건 알고 있었지만 온 건 처음"이라며 "나만 안타까운 마음 갖고 있었던 게 아니구나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아이를 잃은 어머니의 "아이를 생각하면 미안했던 순간들이 불쑥불쑥 바늘처럼 내 심장을 찌른다"는 영상이 나오자, 다소 소란스럽던 좌중은 숙연해졌다. 아이를 살려내라며 절규하는 한 어머니의 모습에 울음을 참지 못한 시민들도 있었다.


열여덟 딸의 손을 잡고 나온 어머니 박모(46·여)씨는 "나도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자식이 죽었는데 돈으로 모든 걸 해결하라고 하는 건 정말 말도 안 된다"며 연신 눈물을 훔치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노란 우비를 입은 3살 아이를 안고 나온 아버지 김경훈(37)씨 역시 "부모가 돼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며 "비용이 얼마가 들던 국가가 아이들을 제때 구조하지 못했다면 최소한 부모들의 마음이 치유될 때까지 최소한 세월호 인양이라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희생된 단원고 학생들 또래의 청소년들도 많이 찾았다. 경기도에서 왔다는 정지완(16)양은 "언론에서도 인재라고 하고, 그렇게 많은 구명보트가 떴는데 보고를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언니 오빠들을 구하지 못했다는 것이 아무래도 이해할 수 없다"며 "억울하고 슬픈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손수 쓴 피켓과 시민 참여 프로그램을 마련해 나온 학생들도 있었다.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폐기를 해야 한다는 시민들의 목소리도 높았다. 이수고등학교 2학년 대안예술팀이라고 밝힌 안지영(18)양은 "청소년들이 희생된 만큼 뭐라도 돕고자 각자 잘 하는 사진, 그림 같은 걸 들고 나와 함께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가족 유경근씨는 "박근혜 대통령이 몰래 담화 발표하고 지금 이 나라에 없다"며 "1년이 지났지만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박대통령이 오늘 선체 인양 최선 노력 다하겠다고 얘기했지만 지난 1년간 수천 번도 더 듣던 말"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유씨의 말에 박수와 함성이 터져나왔다.


이날 행사에는 섭씨 9도의 쌀쌀한 날씨에도 주최 측 추산 시민 6만5000여명이 모였다. 오후나절 내내 온 비에 축축한 잔디밭 위에 앉아있던 김지영(50·여)씨는 "춥고 힘든 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유가족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될 수 있다면 괜찮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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