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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자원개발, 신규투자 올스톱…투자의욕마저 꺾인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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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자원개발, 신규투자 올스톱…투자의욕마저 꺾인다(종합)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4년 7월 3일 청와대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한반도 비핵화 반대 등 합의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사진=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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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외교 부실·비리 논란에 자원개발 위축


-10년, 20년 내다보는 고위험 사업에 단기간 실적 잣대

-朴정부 들어 신규투자·투자심리마저 위축


-다국적기업 저유가 호기 인수합병 활발 조짐

-中, 달러·위안화 무기로 중남미에 자원패권 확대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고형광 기자, 김혜민 기자] "자원개발은 10년, 20년을 내다보는 고위험 사업입니다. 일부 부정과 비리가 있거나 실적이 안 나온다고, 정권이 바뀌었다고 하루아침에 포기할 사업이 아닙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중남미 순방에 동행하는 경제사절단 명단을 본 한 대기업 자원개발담당자는 "자원부국 중남미로 가는데 자원 얘기는 없네요"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와 관련한 부실 등이 정치권과 여론의 도마에 오르며서 자원개발 관련 공기업과 민간기업들은 적지 않은 속앓이를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나 산업통상자원부 같은 정부부처들은 이미 올해 업무보고에서도 '자원' 얘기를 빼버렸다. 한 공무원은 "지금이야말로 자원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말하고 싶어도 몸을 사릴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15일 관계부처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박근혜정부 들어 자원분야의 공공, 민간의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되고 신규 투자는 사실상 전무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가 파악한 석유ㆍ가스 신규사업 신고건수는 2011년 41건에 이르렀다가 2012년 18건, 2013년 16건으로 큰 폭으로 줄었다. 광물자원의 신규사업도 같은 기간 31건에서 25건으로 줄었다.


업계는 작년의 경우 석유가스 9건, 광물 6건 등 총 15건에 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명박 정부 첫해인 2008년 107건과 비교하면 6년 만에 7분의 1이 줄어든 것이다. 정부의 자원개발 관련 올해 예산도 작년보다 40% 이상 줄어든 3594억원에 그쳤다.


신규사업이 급감한 것은 저유가기조에 국내 정치적 상황과 맞물린 것으로 해석된다. 2008년 100달러를 웃돌던 국제유가가 절반 수준까지 하락하고 유전이나 가스전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자원개발에 대한 메리트가 사라진 게 주된 원인이다. 하지만 고유가 시기에 매입하거나 투자한 사업들이 줄줄이 헐값매각 비판을 받고 자원개발,자원외교가 자원비리로 얼룩지면서 자원개발에 대한 실제 투자는 물론이고 투자의욕도 급격히 꺾이고 있다.


민간기업의 한 임원은 "자원개발 분야는 성과가 바로 나타나지 않는 장기 사업이고 환경에 따라 투자 대비 실패로 이어질 수도 있는 공격적인 사업"이라며 "단기에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실패로 치부하고 문제가 있다고 해버리면 누가 기업가 정신을 발휘해 사업에 뛰어들려 하겠는가"라고 말했다. 실제로 A사의 경우 2008년 전 세계 31개 광구(생산광구 11개)에서 벌이던 사업이 현재는 22개 광구(생산 6개 광구)로 줄어든 상태다. 이 회사는 신규 투자 대신에 기존 광구의 생산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세계적인 추세도 주목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저유가시기에는 생산광구나 탐사, 개발이 진행 중인 광구의 가치가 하락하면서 매물가격도 하락하고 있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자원빈국일수록 저유가시기에 값싼 매물을 인수하는 게 유리하다는 것이다.


최근 네덜란드와 영국의 합작회사인 로열더치쉘은 영국 BG그룹을 470억파운드(697억달러ㆍ약 76조4173억원)에 인수했다. 1주당 가격에 50%의 프리미엄을 얹어줬다. 지난해 10년 새 가장 큰 거래로 기록된다. 쉘이 BG그룹을 인수해 세계 2위로 올라서자 1위인 엑손모빌도 조만간 대규모 인수합병(M&A)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코노코필립스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원유와 가스생산 목표치를 상향 조정한데 맞춰 향후 3,4년 동안 인도네시아 원유및 가스개발사업에 약 25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인도 전체 천연가스 생산량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BMI리서치는 저유가로 인해 탐사개발 프로젝트들이 위축되는 추세지만 관료주의 등 규제상 제약사항이 개선될 경우 인도네시아의 자원탐사개발 잠재력은 밝다고 내다봤다.


호주 최대석탄기업 리오틴토는 최근 일본 도호쿠전력과 처음으로 연료탄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공급가격은 t당 67.8달러로 전년대비 17.7%하락한 것이다. 당초 경쟁업체가 t당 70달러를 제시했다가 가격협상이 결렬돼 리오틴토와 계약을 맺은 것이다.


국제기관들은 유가가 하락했던 1990년대 말 당시처럼 향후 에너지업계 내 새로운 M&A 붐이 일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컨설팅업체 우드맥킨지와 딜로이트는 저유가 추세로 인해 올 하반기 아시아ㆍ태평양지역 석유가스기업들이 구조조정차원에서 M&A시장에 매물로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자원외교에서도 이미 중국에 밀리고 있다. 박 대통령이 방문하는 중남미의 경우 중국이 막대한 자금력을 동원해 자원을 싹쓸이하고 있다. 브라질이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하겠다고 발표한 직후 중국개발은행(CDB)은 브라질 국영석유기업인 페트로브라스에 35억달러를 빌려주기로 했다.


중국은 2005년 이후 최근까지 중남미 국가들에 약 1000억달러 이상의 차관을 지원했다. 중국은 아르헨티나에는 총 75억달러, 베네수엘라에도 40억달러의 차관을 제공하고 이를 원유로 상환하기로 했다. 중국이 지금까지 중남미에 투자한 969억달러 가운데 절반가량이 에너지분야다. 시진핑 주석은 향후 10년 내 대중남미 투자액이 2500억달러를 상회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곽창호 포스코경영연구원장은 "저유가가 우리에게 국가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며 "단기적인 시각이나 정치논리로 국가적 기회를 놓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잘못한 부분이 있다면 하루 속히 바로 잡고 자원개발의 문제점에 대한 대책과 보완 시스템을 구축해 장기적인 시각에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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