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취업자 수 증가폭 22개월래 최저치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오종탁 기자]3월 취업자 수 증가폭이 22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같은 달 청년실업률은 10.7%로 2개월 연속 두 자릿수를 나타냈다. 기득권 싸움에 급급한 노사정(勞使政)이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위한 대타협을 외면하는 사이, 일자리 부족은 갈수록 심각해지는 모습이다.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550만1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3만8000명 증가했다. 이는 2013년 5월(26만5000명) 이후 최저치이자, 전년 동월 대비 반토막난 수준이다. 지난해 80만명대까지 치솟았던 취업자 수 증가폭은 올 들어 3개월 연속 30만명대로 둔화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15∼29세 청년층 실업률은 10.7%로 전 연령대 실업률(4.0%)을 두 배 이상 웃돌았다. 1999년 통계기준 변경 이후 최고치인 전월(11.1%)보다는 0.4%포인트 낮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일본(5.9%), 독일(8.5%)을 훨씬 웃돈다. 청년 실업자 규모는 45만5000명으로 전체 실업자(107만6000명)의 42%를 차지했다.
이는 경기부진으로 신규채용이 꽁꽁 얼어붙은 데다, 고령화 등으로 세대간 일자리 갈등이 격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 된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협력사 간 일자리 격차가 심화되며 청년층의 취업준비기간이 늘어난 영향도 크다.
김용성 한국개발연구원(KDI) 박사는 "저성장, 고령화 추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기업 규모와 고용형태에 따른 양극화가 고착화되고 있어 일자리 난이 심화되고 있다"며 "대타협 결렬 후 정부 입법과정에서의 후폭풍 등 걱정이 많다"고 우려했다.
악화된 고용지표는 노사정이 지난 6개월 간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위한 대타협을 추진한 배경이기도 하다. 특히 미래세대의 일자리 문제인 청년실업은 고령화 추세 등과 맞물려 경제성장률 저하 등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 치명적인 부분으로 꼽힌다. 일자리가 곧 경제성장과 소득분배의 핵심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우리 경제에도 큰 위협이 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정부는 취업자 수 증가폭 둔화가 "인구감소 등에 따른 양호한 수준"이라고 진단하면서도 이면에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하청업체로 구분되는 노동시장의 구조적 문제가 자리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높은 대학진학률, 산업현장과 학교교육 간 괴리 등이 일자리 미스매치를 심화시켜, 중소기업은 일할 사람이 없고 청장년층은 일자리가 없는 '구인난 속 구직난'을 낳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광석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고학력 청년들이 스펙 쌓기 등에 열중하느라 취업준비를 오래함에 따라 청년 빈곤, 출산율 저하 등 사회문제가 심화하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일자리 창출과 질적 개선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던 대타협이 이달 초 결렬되면서 향후 일자리 시장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구조개선 특위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이중구조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세대를 위한 일자리 시장을 구축할 최대의 기회였는데 결국 기득권 싸움에 밀려 아쉬움이 크다"며 "근로소득 상위 10% 근로자의 임금동결을 통해 향후 5년간 98만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기로 했으나 합의안 마련에 실패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공식적인 실업자 외에 주 36시간 미만의 불완전 취업자, 잠재적 경제활동인구 등을 모두 포함한 고용보조지표3은 11.8%를 나타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1629만8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0만6000명(0.7%)늘었다. 고용률은 59.5%,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이 되는 15∼64세 고용률은 64.9%를 기록했다.
한편 정부는 대타협 논의과정에서 공감을 이뤘던 청년 채용 활성화 부분과 관련해 현장에서 조속히 청년취업을 늘릴 수 있는 계획을 수립ㆍ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고용노동부는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고용률 70% 달성을 위한 전국 고용센터소장 회의'를 개최하고 청년실업난 해소를 위해 올해 개최하는 18회의 채용박람회 중 12회를 청년취업에 집중하기로 했다.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세종=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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