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고용동향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오종탁 기자]3월 취업자 수 증가폭이 22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같은 달 청년실업률은 10.7%로 역대 최대수준이었던 전월에 이어 2개월 연속 두 자릿수를 나타냈다. 기득권 싸움에 급급한 노사정이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위한 대타협을 외면하는 사이, 일자리난은 갈수록 심각해지는 모습이다.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550만1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3만8000명 증가했다. 이는 2013년 5월(26만5000명) 이후 최저수준이다. 전년 동월(64만9000명) 대비로는 반토막났다. 지난해 80만명대까지 치솟았던 취업자 수 증가폭은 올 들어 1월 34만7000명, 2월 37만6000명 등 3개월 연속 30만명대로 둔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3월 고용률은 59.5%로 전년 동월 대비 0.1%포인트 상승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이 되는 15~64세 고용률은 64.9%로 0.4%포인트 올랐다. 연령대별로는 4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층에서 상승했다. 실업률은 0.1%포인트 상승한 4.0%를 기록했다.
지난달 15∼29세 청년층 실업률은 10.7%로 전 연령대 실업률(4.0%)을 두배 이상 웃돌았다. 1999년 통계기준 변경 이후 최대치를 기록한 전월(11.1%)보다는 0.4%포인트 낮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일본(5.9%), 독일(8.5%)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전년 동월 대비로도 0.8%포인트 높다. 청년 실업자 규모는 45만5000명으로 전체 실업자(107만6000명)의 42%를 웃돈다.
이는 경기부진으로 신규채용이 꽁꽁 얼어붙은데다, 고령화 등으로 세대간 일자리 갈등이 격화됨에 따른 것으로 풀이 된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협력사 간 일자리 격차가 심화되며 청년층의 취업준비기간이 늘어난 영향도 크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올해 기업들의 신규인력 채용(예상) 규모는 전년대비 3.6%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앞서 전국경제인연합회 역시 올해 30대 그룹 1200여개 기업의 신규채용 규모가 12만1801명 수준으로 전년대비 6.3% 줄어들 전망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지난 6개월간 추진해온 노사정 대타협이 결렬로 돌아가며 이 같은 일자리난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당장 내년부터 정년 60세가 시행되는 가운데 제도적 개선이 연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비용부담이 커진 기업들이 투자와 채용 등을 꺼리게 되고 이는 장년층의 고용불안, 청년 고용절벽으로 확대될 우려가 있다는 설명이다.
앞서 노사정은 근로소득 상위 10% 근로자의 임금을 동결한 재원으로 창출한 청년 일자리 약 64만개를 포함하여 향후 5년간 우리 청년들에게 약 98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방안을 논의해왔으나, 합의안 마련에 결국 실패했다.
김용성 한국개발연구원(KDI) 박사는 "저성장, 고령화 추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기업 규모와 고용형태에 따른 양극화가 고착화되고 있어 일자리 난이 점차 심각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광석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고학력 청년들이 스펙 쌓기 등에 열중하느라 취업준비를 오래함에 따라 청년 빈곤, 출산율 저하 등 사회문제가 심화하는 모습"이라며 "정부가 정책 대상을 이런 '니트족'으로 좁혀 일자리를 마련하고 취업교육을 지원하는 등 다각도로 대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지난달 공식적인 실업자 외에 주 36시간 미만의 불완전 취업자, 잠재적 경제활동인구 등을 모두 포함한 고용보조지표3(Labour underutilization3)은 11.8%를 나타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1629만8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0만6000명(0.7%)늘었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구직단념자는 42만8000명으로 파악됐다.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세종=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