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디트로이트전서 8회 교체 출장
유격수·3루수 수비 안정적…데뷔 첫 안타 치는 등 타석에서도 감 잡아
[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강정호(27ㆍ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활약은 아직 기대에 못 미친다. 다섯 경기에서 홈런이나 타점 없이 안타만 하나 쳐서 타율 0.111(9타수 1안타)를 기록하고 있다.
처음으로 홈구장(펜실베니아주 PNC 파크)에서 열린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의 14일(한국시간) 경기에서는 8회말 2사 1루 투수 타석에서 대타로 나와 2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투수들이 던지는 공에 밀리지 않고 좋은 타구를 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감'은 틀림없이 잡았다.
◆ 뜨거운 감자, 레그킥 = 강정호는 미국 진출 뒤에도 줄곧 레그킥(타격할 때 한 쪽 다리를 높이 들어올리는 동작)을 유지했다. 이 동작은 자주 논란이 됐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강속구를 상대하기에는 타격동작이 크다는 주장이 있었다. 강정호는 '부분적 선택'을 했다. 2스트라이크 이전에는 기존의 자세를 유지하고, 2스트라이크 이후에는 왼쪽 발을 떼지 않고 스윙한다. 공을 정확히 맞히기 위한 노력이다.
강정호는 정규리그 첫 안타로 변화에 순조롭게 적응하고 있음을 알렸다. 13일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원정경기 7회초 세 번째 타석 볼카운트 1볼-2스트라이크에서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잘 쳐내 중전 안타로 만들었다.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48)은 "갑작스럽게 떨어지는 변화구를 스윙 기술로 잘 대처했다. 피츠버그 벤치에서도 이 모습을 보았을 것"이라고 했다.
◆ 수비? 문제 없다 = 메이저리그 구단은 시즌 개막에 앞서 진행되는 약 40일간의 스프링캠프를 심적, 체력적 부담이 큰 기간으로 간주한다. 그래서 주전급 선수들에게 4월 한 달은 지명타자 출장, 경기 후반 교체 등으로 체력 안배를 한다.
강정호가 선발이든 대타든 꾸준히 출장 기회를 잡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따라서 강정호에게는 매 타석이 소중한 기회다. 수비에서는 유격수와 3루수 자리에서 모두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다만 경기를 벤치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은 강정호에겐 스트레스다. 한국에서는 경험해 보지 못한 일이다.
◆ 불꽃 타구는 여전하다 = 안타는 한 개 뿐이지만 13일 경기에서 3루수 방면에 강력한 타구를 두 차례나 보냈다. 현지 중계방송진이 강정호가 "안타 두 개를 도둑맞았다"고 표현할만큼 강하고 코스가 좋았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공 빠르기에 전혀 밀리지 않을 만큼 스윙이 빠르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경기를 거듭할 수록 눈에 띄는 활약을 할 수 있다. 송 위원은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을 감안하더라도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 벤치에서도 뛰어야 = 타석에 있든 벤치에 있든 현재 강정호에게는 모든 것이 공부다. 시작부터 경기에 나간다면 상대 선발투수에 대한 사전 분석이 필요하다. 송 위원은 "직접 상대를 하면서도 배우겠지만 벤치에서 보는 것도 강정호에겐 공부"라며 "선발과 대타 출장을 모두 고려한 상대 투수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메이저리그 투수들에게 적응하려면 분명 시간이 필요하다. 부진에 빠질 경우 잠시 마이너리그에 내려가 많은 경기에 출장하며 준비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했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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