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키워낸 파워맨…축전지 분야 지금 열공중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조남성 삼성SDI 사장이 '배터리 열공'에 푹 빠졌다. 매주 토요일마다 조 사장은 배터리 사업 관련 임원들을 불러 모아 관련 기술과 시장 동향 등을 점검하고 논의한다.
사내 세미나도 잦아졌다. 자유롭게 임직원들과 토론하고 질문을 해가며 스킨십을 강화하는 한편 삼성SDI의 핵심 사업인 배터리 사업 공부에 여념이 없다.
내가 맡고 있는 회사, 우리가 만들어 파는 제품에 대해 단 하나라도 모르는 것이 있어선 안 된다는 조 사장의 이같은 학구열은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에서 일을 하던 때부터 시작된 것이다. 이른바 삼성전자의 '1등 DNA'를 삼성SDI에 이식하고 있는 것이다.
13일 삼성SDI에 따르면 조남성 사장은 틈만 나면 배터리 사업부 소속 팀들과 세미나를 열고 있다. 세미나는 특정 인물이 강연하고 다른 사람은 듣기만 하는 형식이 아니라, 서로 토론하고 모르는 부분은 자유롭게 묻는 분위기로 진행되고 있다. 조 사장은 매주 토요일에도 임원들을 번갈아가며 불러 모아 배터리 공부를 할 정도로 열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바쁜 일정 가운데에서도 배터리 공부에 직접 나선 것은 '배터리 1위'에 대한 책임감이 강하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조 사장은 지난해 12월 삼성SDI의 단독 대표이사 사장이 됐다. 삼성SDI는 에너지사업과 소재부문으로 나뉘어져 있다. 소재 역시 중요하지만, 현재 상황에서 삼성SDI로서도, 삼성그룹으로서도 배터리사업 이 중요한 부문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소형 배터리에 이어 중대형 배터리 시장은 더욱 성장성이 크기 때문에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다.
조 사장은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을 키워온 인물 중 하나다. 메모리 마케팅팀, 반도체사업부 스토리지 담당, 생산기술연구소, 삼성전자 LED사업부 등을 거치며 기술력으로 1위 자리를 지켜본 경험이 있다 . '기술력 1위'를 지켜온 만큼, 조 사장은 배터리 사업에서도 기술이 결국은 모든 문제의 해결책이 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직원들에게도 기술리더십과 혁신을 주문하는 이유다.
조 사장의 적극적인 배움의 자세에 임직원들도 고무적으로 생각하는 분위기다. 지금까지는 삼성SDI가 업계 트렌드에 발맞춰 나가려는 모습 정도를 유지했다면, 사장이 적극적으로 주력사업에 대해 공부하고, 치고나가는 모습을 보이자 직원들도 더 긴장하게 됐다는 것.
한켠에서는 이를 조 사장의 '삼성전자 DNA'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도 풀이하고 있다. 삼성전자, 그 중에서도 반도체 부문을 줄곧 맡으며 기술력으로 세계 1위를 이끌어온 만큼, 배터리 사업에서도 압도적인 기술력으로 1등을 하고 싶어 하는 모습을 찾을 수 있다는 얘기다.
한 삼성SDI 직원은 "삼성전자 반도체의 1위 정신이 어떤 것인지 최근 느끼고 있다"며 "배터리 사업도 기술력과 혁신을 바탕으로 1위를 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전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