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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만에 '또' 최대위기…불법 대선자금 확인 땐 朴정부 기반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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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박근혜정부가 세월호참사 1년 만에 또다시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현 정권 창출에 기여한 핵심실세들이 다수 등장한 '성완종 리스트'의 진위여부는 갈 길 바쁜 박근혜 대통령의 발목을 단단히 잡을 태세다. 2015년 정권 반환점이 레임덕의 출발점이 될 것이란 목소리는 소수의 의견이 아니다.

1년만에 '또' 최대위기…불법 대선자금 확인 땐 朴정부 기반 흔들 왼쪽부터 김기춘·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 이완구 국무총리, 이병기 현 비서실장(윗줄)홍준표 경남도지사, 유정복 인천시장,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 서병수 부산시장(아랫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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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아닌 정권 차원 비리 여부가 관건 = 2007년과 2012년 대선 때 박근혜캠프 핵심 인물로 활약한 정치인들은 현재 정부 주요 요직에 앉아있다. 9일 목숨을 끊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남긴 메모지에 등장하는 8명의 인사 중 7명이 이에 해당한다.

성 전 회장은 자신에게 돈을 받은 친박근혜계 인사들의 명단과 액수를 일종의 유서처럼 남겼다. 정치인이 기업인으로부터 억대의 현금을 받았다는 것 자체도 큰 이슈가 되지만, 성완종 리스트의 파괴력은 그 돈의 용처에 있다.


메모지와 일치하는 내용의 인터뷰를 그는 우연히도 자살 직전 한 언론사와 했다. 50분 통화중 이제 4분만 공개된 터라, 앞으로 어떤 파장이 추가될 지 예측하기 어렵다. 이들이 성 전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것이 사실이라면 핵심은 그것이 개인 비리이냐, 정권 차원의 일이냐가 된다. 물론 거론된 인사들은 한결 같이 금품수수 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2007년 7억 원을 받은 것으로 돼 있는 허태열 초대 비서실장은 2007년 경선에서 선거대책부위원장 겸 직능총괄본부장이었다. 성 전 회장은 인터뷰에서 "그 돈으로 경선을 치른 것"이라고 했다. 2009년 10만 달러를 받은 것으로 돼 있는 2대 비서실장 김기춘 전 실장은 당시 선거대책부위원장 겸 법률자문위원장이었다.


현 비서실장인 이병기 실장과 이완구 현 국무총리는 메모에 이름만 있고 금액이 표시돼 있지 않다. 이 실장은 2007년 선대위부위원장이었고 이 총리는 경선ㆍ대선에서 공식 직함을 갖지 않았다. 이름만 적시된 두 사람은 성 전 회장의 최근 검찰수사와 관련해 구명 로비를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 이 실장은 10일 해명자료에서 이 같은 정황을 스스로 공개했다.


2억 원을 받은 의혹 속 홍문종 의원은 2012년 대선 조직총괄본부장이었다. 성 전 회장은 인터뷰에서 "자기가 썼겠나, (2012년) 선거에 썼지"라고 증언했다. 2억 원을 받았다는 '부산시장'은 누구를 지칭하는지 불확실하나, 서병수 현 부산시장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는 2012년 당 사무총장이었다. 3억 원 유정복 인천시장은 2012년 직능총괄본부장이다.


2007년과 2012년 경선ㆍ대선을 치르며 박근혜캠프는 '돈 문제만은 깨끗하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사실 뒤로는 불법 선거자금을 수수하고 있었다는 게 이번 메모지 파문의 핵심이다.

1년만에 '또' 최대위기…불법 대선자금 확인 땐 朴정부 기반 흔들


◆레임덕 위기 朴대통령 돌파구 있나 = 이들이 개인적 욕심에서 돈을 받은 것이라면 박 대통령은 철저한 수사를 지시하고 혐의가 입증되면 해임하면 될 일이다. 그러나 불법 정치자금 문제로 확산될 경우 정권의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


검찰수사에 따라 사실무근이 될 수도, 일부만 혐의가 입증될 수도 있지만 그 사이 정국은 요동칠 태세다. 공무원연금 등 개혁과제를 힘 있게 추진하려는 박 대통령은 일단 정국 주도권을 상실할 위기에 처했다. 정윤회문건 이후 추락하던 지지율을 '이병기실장 카드'로 막 회복한 참이라 더 뼈아프다.


박 대통령이 서둘러 입장을 표명할 가능성이 있지만 "사실이 아니다. 검찰수사를 기다려보자"는 수준 외에는 던질 카드가 마땅치 않아 폭풍을 잠재우기에는 버거워 보인다.


단 한 명의 친박 인사라도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것이 확인된다면 올 여름 반환점을 도는 박근혜정부는 곧바로 레임덕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이것은 현 정권 사람들이 직접적 원인을 제공한 것도 아닌 세월호참사 발생, 허위로 밝혀진 정윤회문건과는 차원이 다른 이슈다.


박 대통령이 세월호 1주기인 16일 중남미 순방길에 오르는 것은 성완종 리스트로 불거진 비판여론에 기름을 부을 여지도 있다. 박 대통령은 두 번째 잔인한 4월을 보내고 있다.


◆ 과연 친박, 현 정권만의 문제일까 = 성 전 회장이 이 같은 '폭로'를 감행한 것은 박근혜정부 창출에 기여한 자신을 향해 사정 칼날이 다가온 데 대한 반발심으로 풀이된다. 친박계가 아닌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8명의 명단에 포함된 것은 다소 의외지만, 나머지 7명 모두가 핵심 친박 인물이란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병기 비서실장의 10일 해명대로 그가 검찰수사를 무마시켜달라고 '도움'을 요청했다 거절당한 것은 자살과 폭로의 직접적 원인으로 보인다.


성 전 회장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정치권 실세들에게 무차별적으로 돈을 살포해왔다는 것은 정계에 잘 알려져 있다. 친박계와 정부에 대한 배신감의 발로로 8명의 리스트가 공개된 것으로 보이지만 전 정권이나 야당 인사들이 포함된 또 다른 리스트가 존재할 가능성에 정치권이 긴장하는 이유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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