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다저스 성적·실적 악화 가능성은 우려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LA다저스 지분 인수에 나선 한국투자공사(KIC)의 인수 제안가가 시장 평가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격으로 인수가 결정되면 향후 시세차익을 누릴 가능성도 커진다. 국부펀드의 스포츠 구단 인수를 놓고 뒷말이 무성하지만 가격 면에서는 'KIC의 승리'라는 평가다.
9일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KIC와 LA다저스 구단주 구겐하임 파트너스 간 평가가치는 40% 가량 차이가 나는 상황이다. KIC는 LA다저스 지분 19%를 3억6000만달러(4000억원가량)에 사들일 계획인데 이때 LA다저스 전체 평가가치는 19억달러에 달한다. 구겐하임 측은 LA다저스 평가가치를 최소 30억달러로 보고 있어 KIC 측과는 36.6% 차이가 난다. 앞서 구겐하임은 2012년 21억5000만 달러에 LA다저스를 인수했다. KIC가 현재 수준으로 LA다저스 지분을 인수하면 3년 전 구겐하임의 인수 당시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계약하는 셈이다.
구겐하임은 다른 메이저리그 팀인 시카고 컵스의 사례를 들며 LA다저스 평가가치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시카고 컵스 일부 지분이 매각될 때 평가가치가 18억달러로 책정됐는데 LA다저스는 그보다는 많아야 한다는 얘기다. 올초 포브스는 시카고 컵스를 18억달러로, LA다저스를 24억달러로 평가했다.
KIC는 LA다저스가 2011년 한 차례 파산 전례가 있는 만큼 이를 적극적으로 주장해 평가가치를 낮추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점도 KIC가 내놓는 협상카드 중 하나다. 투자은행 관계자는 "KIC가 19억달러를 기준으로 LA다저스 지분 인수를 확정하면 밸류에이션(평가가치) 측면에서는 성공한 것"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10년간 투자수익 회수 못한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KIC는 언제든 보유지분을 되팔 수 있는데 일정 기간(5년)이 지나면 구단주를 상대로 풋옵션을 행사하는 옵션을 넣었다. 매년 배당금도 받을 수 있다. LA다저스 경영실적이 흑자면 투자금의 10% 배당금을, 적자면 3% 배당금을 얘기 중이다.
다만 예측불가능한 스포츠 분야의 특성 상 LA다저스 성적과 경영실적이 악화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향후 KIC가 보유지분 매각에 나설 때 평가손실이 우려되는 부분이다. 또 현행법상 KIC는 정부의 외환보유액이 2개월 연속 10% 넘게 줄어들면 투자자산을 즉시 회수해야 하기 때문에 일정기간 후에야 LA다저스 지분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건 투자원칙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KIC 측은 "다양한 안전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협상 중"이라며 "세부 인수조항을 확정하고 올 상반기 중으로 계약을 마무리지을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승종 기자 hanar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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