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국내 해운업체 사주인 A씨는 300여억원의 세금을 내지 않은 채 해외 유령회사 명의로 230억원 상당의 대형선박 등 재산을 은닉해오다 국세청에 덜미가 잡혔다.
30여억원의 세금을 체납한 부동산 임대업 법인 대표자 B씨는 국세청 압수수색 과정에서 가사도우미를 통해 집안에 숨겨져있던 현금 1조8000억원을 빼돌려다 적발됐다.
국세청은 작년 한해동안 5억 이상의 세금을 1년 이상 체납한 고액·상습 체납자를 대상으로 재산추적조사를 실시한 결과 총 1조4028억원의 체납세금을 징수하거나 확보했다고 9일 밝혔다.
이는 전년 1조5638억원보다 소폭 줄어든 수치지만, 현금징수 금액은 4819억원에서 7276억원으로 50.9% 늘었다. 심달훈 징세법무국장은 "전체 징수금액이 줄어든 것은 조직구조개편 등으로 슬림화하면서 인원이 줄어든 영향이 있었다"며 "현금징수 금액이 많아진 것이 의미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추징된 고액·상습 체납자는 총 5000여명에 달한다. 최대 추징금액은 400억원 상당이다. 국세청은 매년 2000명 이상의 고액·상습 체납자의 명단을 공개해오고 있고, 작년 말 기준으로 1만7520명에 달한다.
또한 국세청은 체납자가 숨겨놓은 2397억원 상당의 재산을 환수하기 위해 359건의 민사소송을 제기하고, 고의적으로 재산을 은닉한 체납자와 이에 협조한 자 등 179명을 체납처분면탈범으로 고발했다.
이날 국세청은 고가의 미술품을 사들이거나 페이퍼컴퍼니를 세워 허위로 재산을 넘기는 등 고액 체납자들의 다양한 세금회피 수법들을 공개했다.
중견건설회사 전 회장인 C씨는 고급빌라에 거주하면서 고액의 현금을 숨겨두고도 유명화가의 미술품, 고가 귀금속 등을 취득해왔다. 10억원대 세금을 체납한 D씨는 압류를 피하기 위해 부동산을 배우자 명의로 바꾸고 부인명의의 박물관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면서 고미술품을 감정, 수집, 판매하는 등 해당 분야 전문가로 활동해왔다.
또 유령회사를 설립한 뒤 체납법인 명의의 모든 부동산을 유령회사에 양도하여 압류를 곤란하게 하는 수법으로 체납처분을 회피한 사례도 적발됐다.
국세청은 오는 5월부터 체납자 재산은닉혐의 분석시스템 등을 활용해 호화생활 혐의 체납자를 정밀하게 선정, 재산변동 현황과 생활실태를 신속하게 확인하고 부동산 허위양도, 명의위장 사업 등 지능적 재산은닉 행위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심 국장은 "생활실태조사와 체납자재산 추적을 집중적으로 실시하여 지능화되고 있는 고액체납자의 재산은닉 행위에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이전보다 자료를 많이 넣고 시스템을 정교하게 만들어 월 1회씩 착출해낼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체납세금을 납부하지 않고 호화롭게 생활하는 악의적 고액체납자는 정상적인 사회생활 및 경제활동이 불가능하도록 지속적으로 관리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국세청 체납자재산추적과는 고액체납자 중 고가주택 거주자 등 490명을 특별관리 대상으로 선정하고 체납액이 모두 징수될 때까지 현장정보 수집 등 생활실태 확인 및 재산추적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또 국가간 정보교환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해외부동산 및 금융자산 보유자는 해외은닉재산 추적 전담반을 통해 숨겨놓은 재산을 끝까지 추적하는 등 국가간 체납세금 징수공조를 통한 체납자의 해외재산 환수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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