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 1분기 6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올렸다. 증권시장의 평균 전망치를 4000억원 이상 웃도는 좋은 실적이다. 2분기째 이어진 상승세다. 증권시장에서는 벌써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예상하는 등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바닥을 찍고 반전에 성공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삼성전자 실적이 상승궤도에 올라선 모양새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성급한 낙관은 금물이다. 진정한 승부는 2분기부터다.
삼성전자가 어제 발표한 1분기 잠정실적을 보면 매출은 47조원으로 전 분기보다 10.9%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5조9000억원으로 11.5% 증가했다. 1분기가 전자업계의 비수기인 점을 떠올리면 괄목할 만한 이익을 냈다. 스마트폰을 앞세운 ITㆍ모바일(IM) 부문과 반도체 부문이 선전한 데 힘입은 결과다.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이 4조원으로 미끄러지면서 위기감을 느낀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의 전략모델 수를 줄이고 원가와 비용을 절감하는 등 고삐를 조인 것이 주효했다.
업계는 삼성전자의 실적 호조세가 탄력이 붙을 것으로 내다본다. 증권시장의 2분기 영업이익 평균 예상치는 6조7900억원이다. 일부는 8조원대까지 예상한다. 반도체 업황이 여전히 좋고 삼성이 야심차게 내놓은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6의 판매가 이달부터 본격화하기 때문이다.
시장이 예상하는 갤럭시S6의 2분기 판매량은 2200만대 수준이다. 연간으로는 50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이 정도의 실적이면 어닝 서프라이즈일까. 삼성전자가 절정기의 모습으로 돌아갈까. 냉정하게 보자. 경쟁사 애플을 넘어서기엔 미흡하다. 중국 업체들의 추격을 확실하게 따돌릴 수 있다는 보장도 없다. 애플은 지난해 4분기에만 7450만대의 아이폰을 팔아치웠고, 올 1분기에도 판매량이 5000만대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가 1분기 호실적을 냈다지만 1년 전에 비하면 영업이익이 30.5%나 줄었다. 전문가들의 호평을 받은 갤럭시S6의 판매가 시작되는 지금부터가 진검승부다. 곧 애플워치가 나온다. 가을엔 아이폰6의 후속 모델이 선보인다. 그에 대응한 삼성의 전략이 궁금하다. 세계 전자업계는 방심하면 언제 추락할지 모르는 전쟁터다. 끊임없는 혁신과 도전만이 살아남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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