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만에 무역적자
올해는 마이너스 성장 전망
국가신용등급 투기등급 하락 위기
헤알화 가치 1년새 37% 추락
80년만의 최악 가뭄에 전력수급 차질
곳곳서 반정부 집회
내년 리우 올림픽도 빨간불
호세프 대통령 책임론 확산에 지지율 급락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세계 7위 규모의 경제대국 브라질이 경제와 사회 양면에서 '총체적 난국' 상태에 빠져 있다. 2016년 리우 올림픽의 성공 개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이 긴축정책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상황은 꼬여만 가고 있다.
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브라질 산업연맹(CNI)이 여론조사기관 이보페를 통해 조사한 결과, 호세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12%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1월 두 번째 임기 시작 전인 지난해 12월 지지율 40%과 비교하면 호세프 대통령의 지지율 급락은 현재 브라질이 처한 상황을 잘 드러내 보여준다.
브라질의 경제는 진퇴양난에 빠졌다. 호세프 대통령이 첫 임기를 시작한 2010년 7.5%나 됐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해 0.1%로 주저앉았다. 심지어 올해는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원자재 수출 비중이 높은 브라질은 원자재 슈퍼사이클이 종식되며 지난해 무역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2000년 이후 14년만이다. 과도한 사회보장과 세제혜택으로 인해 국가 살림도 적자에 빠졌다. 지난해 재정적자는 GDP의 6.75%로 전년 대비 2배나 늘었다.
이런 이유로 국가 신용등급의 투기 등급 전락 가능성마저 제기되는 상태다. 조아킹 레비 브라질 재무장관도 최근 인터뷰에서 "국가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이 여전하다"고 밝힌 바 있다. 브라질의 신용평가 등급은 투자적격 등급 중에서도 가장 낮은 BBB-까지 내려와 있다. 신용등급 추가 하락시 해외 자금유출이 우려된다. 설상가상으로 국영 석유기업 페트로브라스 부패 스캔들은 호제프 대통령 탄핵론까지 불러오고 있다.
브라질의 상황은 환율로 확인된다. 최악의 경제상황에 정세 불안까지 겹치며 브라질 헤알화 가치는 1년새 37%나 하락했다. 지난 3월 브라질 중앙은행이 통화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12.75%로 0.5%포인트나 높였지만, 오히려 헤알화 가치는 11년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호세프 대통령이 부자증세와 긴축을 통해 재정적자를 극복하겠다고 밝히면서 2일 헤알화가 급등하기도 했지만, 이마저도 이해 당사자들의 저항에 부딪힐 가능성이 높다.
하늘도 브라질 편이 아니다. 80년만의 최악의 가뭄은 또 다른 위기다. 마실 물은 물론 산업 생산에 쓸 전력마저 부족이 예상된다. 그동안 브라질은 아마존강을 활용해 전력 생산의 90% 이상을 수력발전으로 생산해 왔다. 하지만 가뭄으로 인해 댐의 수위가 낮아지면서 에너지 수급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가뭄은 주요 수출품목인 커피 등 농산물의 작황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경제와 사회적 불안감이 확산되며 브라질은 지금 '일촉즉발' 상태다. 전국 곳곳에서 반정부 집회가 끊이지 않는다. 내년 8월 개최될 리우 올림픽이 제대로 치러질 수 있을지 우려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 인터넷판은 "리우 올림픽 개최가 500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브라질이 에너지 부족과 범죄율 증가 등의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며 "리우 올림픽이 성공하려면, 위협요인들을 제거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