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 자원봉사자와 캐디, 기자, 인근 학교 장학생에게 플레이 기회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비회원이 오거스타에서 라운드하는 7가지 방법이 있다?"
미국 골프다이제스트가 최근 소개한 '틈새 공략'이다. 미국 조지아주에 있는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이 바로 오는 9일 밤(한국시간) 대장정에 돌입하는 올 시즌 첫 메이저 마스터스의 개최지다. 대회를 위해 1년 중 절반은 아예 문을 닫고 디봇 하나 없을 정도로 꼼꼼하게 잔디를 관리하는 '퍼펙트 코스'의 상징이다. 골퍼들의 '골프장 버킷 리스트'에, 그것도 최상위에 이름을 올리는 이유다.
실제 회원과 동반하지 않으면 클럽하우스조차 들어갈 수 없다. 이른바 '스노비클럽(snobby club)'으로 악명이 높다. 전 세계의 회원 300명은 빌 게이츠와 워렌 버핏 등 세계 최고의 거물급 인사들이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퇴짜를 맞았을 정도다. 흑인은 1990년에서야 입회가 허용됐고, 여성은 3년 전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국 국무장관 등 2명이 입회한 게 최초다.
비회원의 라운드는 당연히 '하늘의 별 따기'다. 일단 마스터스 자원봉사자가 되는 길이 있다. 1년을 기다려야 하지만 그래도 비회원들에게는 가장 확률이 높다. 대회가 끝난 뒤 한 달쯤 지나면 자원봉사자들을 모아 플레이한다. 기자들에게는 미디어 라운드 당첨이라는 기회가 있다. 500명이 넘는 현장 취재 기자들 가운데 20명 정도는 월요일에 곧바로 대회 세팅 코스 그대로를 경험할 수 있다.
세 번째는 오거스타 인근 대학의 골프팀 일원이다. 오거스타주립대로 널리 알려진 조지아리젠트대학의 최상위권 선수를 1년에 한 번씩 초청한다. 행운의 주인공 보근 테일러는 "대학 다닐 때 오거스타에서 몇 번이나 플레이 해봤냐는 질문을 수없이 받았다"고 했다. 마스터스 관련 서적 집필자도 해당된다. '마스터스를 만드는 것(The Making of the Masters)'의 저자 데이비드 오웬이 대표적이다. 자료 수집을 위해 여러 차례 라운드를 허용한다.
다섯 번째는 오거스타의 '캐디 마스터 엔터프라이즈'라는 프로그램을 이수해 캐디가 되는 방법이다. 1년에 딱 한 번 라운드한다. 골프장 직원도 같은 맥락이다. 역시 1년에 한 차례다. 마지막 일곱 번째는 로버트 트렌트 존스 주니어 장학생이다. 매년 에모리대와 퀸스대, 웨스턴 온타리오대, 조지아공대에서 졸업예정자 4명, 또는 세인트앤드루스대학에서 1년을 공부한 후 졸업하는 학생 가운데 선발한다. 공부를 잘하는 것도 오거스타에서 플레이하는 방법이다.
손은정 기자 ej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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