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연속 출장 위해 오직 우승 '배수진', 스피스와 가르시아 등 '모의고사' 출사표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오직 우승만이 살 길이다."
'탱크' 최경주(45ㆍSK텔레콤)에게는 올 시즌 첫 메이저 마스터스에 나갈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바로 4일 밤(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험블 휴스턴골프장(파72ㆍ7441야드)에서 개막하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셸휴스턴오픈(총상금 660만 달러)이다.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마스터스에 12년 연속 등판했고, 아시아선수로서는 최다 출전기록을 수립했다. 올해는 그러나 부진을 거듭해 13년 연속 출장이라는 대기록 도전이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세계랭킹 144위, 이번 대회 우승이라는 마지막 카드만 남아 있는 시점이다. 최경주가 지난해 우승자 매트 존스(호주)의 드라마틱한 우승 스토리를 꿈꾸는 이유다.
존스는 최종 4라운드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14m짜리 장거리 버디 퍼팅을 성공시켜 극적으로 공동선두에 오른 뒤 연장 첫번째 홀에서는 무려 46m 칩 샷 우승버디를 잡아내는 기적을 만들었다. 157경기만의 우승은 특히 마스터스 출전이라는 짭짤한 전리품으로 직결됐다. 존스 역시 "2위든 3위든 순위는 별 의미가 없었다"며 "마스터스에 나간다는 게 꿈만 같다"고 했다.
당연히 우승진군은 녹록지 않다. 세계랭킹 4위 조던 스피스(미국)와 8위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11위 저스틴 로즈(잉글랜드), 12위 리키 파울러(미국) 등 상위랭커들이 '모의고사'를 치르기 위해 대거 집결했기 때문이다. 워커는 지난주 발레로 텍사스오픈에서 2승을 쓸어 담았다. 여기에 마틴 카이머(독일)와 빅토르 뒤비송(프랑스) 등 '유럽의 복병'들까지 가세했다.
리스 존스가 2005년 리뉴얼하면서 마스터스의 격전지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과 홀 배치를 비슷하게 구성해 빅스타들을 유혹하는 무대다. 118만8000달러라는 거액의 우승 상금과 실전 샷 감각까지 점검할 수 있는 '두 마리 토끼사냥'을 마케팅으로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최경주는 다행히 30일 끝난 발레로 텍사스오픈에서 이번 시즌 8개 대회 가운데 가장 좋은 공동 15위에 올라 자신감을 충전했다. 한국은 루키 박성준(29)이 동반 출전한다.
PGA투어 코스 가운데서도 가장 어려운 마지막홀로 꼽히는 18번홀(파4ㆍ488야드)이 '승부처'다. 전장이 488야드, 페어웨이 왼쪽으로 그린까지 이어지는 대형 워터해저드가 선수들에게 압박을 가하는 홀이다. IP지점 오른쪽에는 벙커까지 도사리고 있다. 두번째 샷에서 그린 왼쪽의 물, 오른쪽은 벙커라는 또 한 차례의 시험을 치른다. 마지막 변수가 오거스타 못지않은 '유리판 그린'이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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