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기준으론 통계 이후 사상최대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경상수지 흑자가 3년(36개월)째 이어졌다. 흑자규모는 64억4000만달러로, 통계 집계 이래 2월 기준으론 사상최대다. 그러나 내수 부진으로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큰 폭으로 감소해 생기는 '불황형 흑자'에 대한 우려는 지속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2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올해 2월 경상수지는 64억4000만달러 흑자를 냈다. 경상수지 흑자는 2012년 3월부터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1986년 6월부터 3년2개월동안 이어진 최장 흑자 기록을 뛰어넘을 가능성도 있다.
노충식 한은 국제수지팀 팀장은 "경상수지 흑자가 2월 기준으론 사상최대를 기록했다. 유가하락분이 반영됐고, 주요제품의 수출 경쟁력이 유지되면서 흑자의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다만 흑자는 수출 호조에 힘입은 것이 아니라 국제유가 하락, 내수 부진으로 수입이 감소한 데 따른 것이기 때문에 '불황형 흑자'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다.
실제로 상품수지의 수출은 406억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는 15.4%나 줄었다. 상품수지 수입의 감소폭은 더 컸다. 2월 수입은 332억7000만달러로 지난해 동기보다 21.9% 감소했다. 노 팀장은 이에 대해 "'불황'이다 아니다를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불황형 흑자'를 이야기 하긴 어렵다"며 선을 그었다.
한편 올해 1월 상품수지는 73억2000만달러 흑자로 전월의 66억9000만달러보다 흑자 폭이 늘었다. 서비스수지는 20억6000만달러 적자로, 전월보다 적자 폭이 3억달러 가까이 줄었다.
급료·임금과 투자소득이 포함된 본원소득수지 흑자 규모는 14억달러를 나타냈다. 이 중 해외에 직접투자한 기업들의 배당소득이 8억6000만달러를 나타냈다. 이전소득수지는 2억2000만달러 적자로 1월(-6억2000만달러)보다 적자 폭이 줄었다.
상품·서비스 거래가 없는 자본 유출입을 보여주는 금융계정의 유출초(자본이 국외로 나간 것) 규모는 한 달 새 82억4000만달러에서 55억4000만달러로 감소했다. 부문별로는 외국인 직접투자가 유출초가 10억달러에서 19억9000만달러로 늘었다.
증권투자는 외국인의 증권투자 순유입 전환으로 전월의 36억6000만달러에서 30억달러로 축소됐다. 기타투자는 금융기관의 차입 순상환 전환으로 등으로 4억9000만달러 유입초에서 3억7000만달러 유출초로 돌아섰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