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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업계, 3월도 TV 부진…'재고의 덫'에 빠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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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TV 부문 실적 적자까지 예상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스마트폰과 함께 국내 전자업계가 선도해가던 TV 시장이 본격적인 침체기에 빠졌다. 1~2월 계절적 비수기를 지나 3월 신제품 효과가 본격화 돼야 하는 시기도 시장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해 재고가 발목을 잡고 있다.


31일 국내 전자업계에 따르면 계절적 비수기인 1~2월에 이어 신제품들이 시장에서 대거 판매되기 시작한 3월에도 TV 수요가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서도 수요가 줄었다. 울트라HD(UHD)에 대한 관심은 많지만 교체 수요를 끌어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1, 2월에 이어 3월에도 TV 수요가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다"면서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 TV 시장이 부진하다 보니 신제품 효과를 거의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관련 업체에도 비상이 걸렸다. TV는 스마트폰과 나란히 국내 전자업계의 수익을 책임지던 사업이고 디스플레이를 비롯한 후방효과도 크지만 시장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피해가 협력업체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최근 세계 TV시장이 몇년째 뒷걸음을 치고 있어 늘어난 재고처리가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TV 시장 규모는 약 988억 달러로 2년 연속 1000억 달러 미만에 그쳤다. 세계 TV 시장은 2010년에는 1177억 달러 규모였지만 2011년에는 1170억 달러, 2012년에는 1105억 달러를 기록한 뒤 2013년에는 999억 달러까지 밀렸다.


월드컵과 UHD TV 교체 수요를 기대했지만 예상이 빗나간 것이다. 공격적으로 신제품을 내 놓으며 대규모 마케팅에 나섰던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해 각각 세계 평판TV 시장 점유율 29.2%와 16.7%를 기록하며 세계 1, 2위를 나란히 차지했지만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4분기 TV를 포함한 소비자가전(CE) 부문의 영업이익률이 1%대였고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17억원을 기록했다. 올 1분기에는 아예 적자가 예상된다. 재고 부담으로 인해 마케팅 비용이 늘었고 신제품 효과도 적었기 때문이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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