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일본마저 오는 6월께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가입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주요 동맹국을 모두 AIIB에 빼앗긴 미국이 '고립무원(孤立無援)' 처지가 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30일(현지시간) 기테라 마사토(木寺昌人) 주 베이징 일본대사의 말을 인용, 일본 정부가 오는 6월께 AIIB에 가입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기테라 대사는 "AIIB 가입 혜택이 클 것이라는 기대에 일본 재계가 (정계를 대상으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며 정부가 이들의 기대에 부응할 것이라고 답했다.
약 2주 전에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AIIB와 관련해 아소 다로(麻生太郞) 재무상으로부터 과거에 비해 한층 개선된 태도의 답변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AIIB는 현재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고 있는 세계은행(WB)·아시아투자은행(ADB) 위주 체제에 반기를 든 것으로, 역대 ADB총재직을 독점해 온 일본으로서는 한때 AIIB의 필요성에 의문을 가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아시아 내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중국의 계획에 동참, 경제적 이득을 챙기고 악화된 양국 관계를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FT는 사실상 미국의 최측근 역할을 했던 일본이 AIIB에 가입할 경우 미국도 태도 변화를 강요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미국은 투명성과 지배구조 문제 등을 이유로 AIIB 참여 가능성에 대해 입을 닫고 있지만, 일본과 캐나다를 제외한 주요국들이 모두 AIIB에 가입하면서 미국도 어떤 형태로든 가입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재 AIIB에 가입 의사를 밝힌 국가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총 44개국이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