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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국부 떠나는 길…'하늘도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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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와중에도 길 지켜…21발 예포 발사도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싱가포르의 '국부(國父)' 리콴유(李光耀) 전 총리가 떠나는 마지막 길에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 하늘도 그의 죽음을 슬퍼하는 듯 비가 내렸지만 싱가포르 국민들은 우산을 쓰고 나와 그의 마지막을 배웅했다.


블룸버그통신 등 전세계 외신들은 수천 명의 싱가포르 국민들이 퍼붓는 빗속에서도 리 전 총리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켰다고 29일 보도했다.

국회의사당에 안치됐던 리 전 총리의 시신은 이날 낮 12시 30분(현지시간) 예포가 달린 운구차에 실려 장례식장인 싱가포르국립대 문화센터(UCC)로 향했다. 장례행렬은 옛 국회의사당과 시청 등 싱가포르 시내 곳곳을 돌며 15.4㎞를 행진하며, 고인의 장남인 리셴룽(李顯龍) 현 총리와 가족, 정부 주요 관료가 그 뒤를 따랐다.


이날 새벽부터 그의 관이 안치됐던 싱가포르 국회의사당을 비롯, 싱가포르 도심에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이날 오전 7시부터 행렬을 기다렸다는 58세의 학교 여교사 제니 여(Jennie Yeo)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리 전 총리는 인종과 언어, 종교를 막론하고 우리 싱가포르인들에게 모든 것을 해 주었다"며 "교육, 주택 등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은 그가 우리를 위해 해 준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리 전 총리의 장례행렬 길 양옆으로 수천명이 모여들어 10마일(약 4.7㎞)가량 되는 긴 줄이 형성됐다고 보도했다.


BBC방송 역시 비가 내리고 있음에도 인파가 길 양옆으로 늘어서 그의 장례행렬을 지켜봤다고 전했다. 대체적으로 조용한 분위기였으나, 이따금 리 전 총리의 이름을 크게 외치는 이도 있었다.


장례행렬이 리 전 총리가 처음 의원생활을 시작한 지역구인 탄종 파가(Tanjong Pagar) 지역을 지날 때는 21발의 예포가 쏘아지기도 했다. 탄종 파가에는 대형 TV스크린이 설치돼 장례행렬 현장을 중계했으며, 그 앞에는 꽃바구니 여러 개가 놓여졌다. 싱가포르 시내의 많은 상점과 쇼핑몰들도 이날은 가게 문을 닫고 애도 행렬에 동참했다.


장례식은 UCC에서 현지시간 기준 오후 2시(한국시간 오후 3시)부터 5시 15분까지 진행되며, 이 자리에는 해외 정상들도 참석한다. 미국에서는 클린턴 전 대통령과 키신저 전 국무장관 등 5명의 조문단이 참석하며,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安倍晋三) 일본 총리도 참석한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리위안차오(李源潮) 중국 부주석이 참석한다.


한편 싱가포르 정부에 따르면 25일부터 28일까지 나흘간 41만5000명의 조문객이 국회의사당을 찾아 그에게 애도의 뜻을 표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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