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이제 시선은 춘천 우리은행 임영희(34)와 청주 KB스타즈 정미란(29)의 손끝에 집중된다. 임영희와 정미란의 '양궁 농구'가 위력을 되찾아야만 챔피언결정전의 승자가 될 수 있다.
두 선수는 26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결정 3차전에서 나란히 부진했다. 임영희는 6득점 3도움, 정미란은 무득점 3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특히 시원하게 림을 가르는 3점슛이 종적을 감췄다. 시도는 적었고, 성공률도 낮았다. 임영희는 3점슛 두 개를, 정미란은 한 개를 시도해 모두 실패했다.
우리은행은 세 시즌 연속 통합우승 달성에 한 걸음만 남겼다. 임영희도 오는 29일 춘천호반체육관에서 열리는 5차전은 생각도 하지 않고 있다. 원정경기지만 4차전이 열리는 청주에서 종지부를 찍고 싶어 한다. 임영희는 “1차전을 졌지만 이어진 두 경기를 따냈다. 팀이 분명 상승세다”라고 했다.
임영희에게는 1차전(3월 22일 춘천호반체육관·73-78 패)과 같은 활약이 필요하다. 당시 경기에서는 졌지만 38분44초를 뛰며 3점슛 두 개 포함 18득점 4리바운드 4도움을 기록했다. 매 쿼터 꾸준히 득점을 하며 주장다운 모습을 보였다. 임영희는 외곽과 곹밑에서 모두 득점을 올릴 수 있는 선수다. 정규리그 3점슛 성공률(34.8%·31/89)이 보여주듯 슛에는 일가견이 있고, 외곽이 막힐 때면 돌파와 미들슛 등 다른 공격을 시도한다.
임영희는 경기 전 몸을 풀 때도 주로 3점슛과 미들슛 훈련을 한다. 샤데 휴스턴(28), 샤샤 굿렛(24)과 양지희(30)가 골밑에서 좋은 경기를 하는 만큼 외곽슛으로 힘을 보태고 싶어 한다. 3점슛과 함께 외곽에서 수비 한 명을 제친 뒤 던지는 미들슛은 임영희가 가장 즐기는 공격법이다. 챔피언결정 4차전에서도 임영희의 3점슛과 미들슛이 위력을 되찾으면 승리에 좀 더 가까이 갈 수 있다.
정미란은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팀의 사상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이라는 목표도 있다. 정미란은 챔피언결정 2차전(3월 23일 춘천호반체육관·73-81 패)에서는 3점슛 세 개 포함 12득점 7리바운드로 공수에서 활약했지만 3차전에서는 보여준 것이 전혀 없었다. 3점슛 시도가 한 개밖에 없을만큼 강점을 살리지 못했다.
KB스타즈에서는 공격을 할 때 양쪽 측면에서 주로 뛰며 정미란과 강아정(35)에 3점슛 기회가 많이 생긴다. 포인트가드 역할을 하는 변연하(34)와 스피드를 이용한 공격을 주로 하는 홍아란(22)보다 외곽에서 슛을 던질 기회가 많다. 특히 KB스타즈는 외곽슛이 들어갔을 때 분위기를 타는 팀이다. 정미란의 3점슛이 경기를 주도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챔피언결정 4차전을 앞두고 필요한 것은 자신감이다. 3차전에는 외곽슛이 좋다는 사실을 간파한 상대 수비에 막혀 우물쭈물하는 모습이 적잖았다.
한편 두 팀 간의 챔피언결정 4차전은 27일 오후 7시 청주체육관에서 열린다. 우리은행이 승리하면 챔피언결정전 승부는 끝나고, KB스타즈가 이기면 5차전은 29일 오후 7시 춘천호반체육관에서 열린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