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인구 6억명, 연 성장률 6%대의 중남미 시장은 분명 세계 경제의 새로운 성장엔진이다. 정부가 올해 첫 자유무역협정(FTA) 대상으로 에콰도르 등 중남미 국가를 꼽고, 많은 기업들이 '제2의 중국'으로 중남미 시장을 조명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26일 부산에서 막 오른 미주개발은행(IDB) 연차총회는 중남미 경제통상외교의 전초전이자, 국내 기업의 진출 교두보가 될 것으로 주목된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9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IDB 연차총회는 48개 회원국의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 기업인, 금융인 등이 4000여명 참석하는 대규모 국제행사다. 정부는 중남미 지역의 고위급이 대거 참석하는 이번 총회를 계기로 중남미 붐을 이루고 양 지역간 협력을 한 단계 도약시킨다는 목표다.
최희남 기재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은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중남미 관련 최대 행사"라며 "200여개 중남미 주요발주처와 현대건설, 두산중공업, KT 등 국내기업 간 일대일 비즈니스의 장을 마련, 1100건 이상의 미팅이 잡혀있다"고 설명했다.
IDB는 1959년 중남미 경제, 사회개발 촉진과 경제통합을 위해 설립됐다. 우리나라는 2005년 가입, 올해로 가입 10주년을 맞았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번 총회에서 IDB 의장으로 취임, 향후 1년간 IDB를 이끌게 된다. 민간부문 지역조직을 통합하고 지역경제통합을 위한 IDB의 중기방향을 설정하는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총회는 중남미 경제통상외교의 전초전이자 교두보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중남미 시장은 과거 정치경제적 불안정과 채무불이행 등으로 인한 부정적 이미지가 여전하지만, 최근 10여년간 눈부신 성장을 기록해왔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는 신흥시장 평균의 1.9배 수준인 1만달러에 육박하고, 세계 생산량의 40% 이상이 매장돼 있는 리튬과 구리 등 자원도 풍부하다.
전체 중남미 인구의 과반수가 30세 미만으로 구성됐다는 점은 향후 '고도성장'을 예상케 하는 부분이다. 중산층 비중은 2010년 기준으로 41%에 달한다. 최 차관보는 "고도성장이 가능한 '인구보너스' 효과가 기대된다"며 "중산층 비중이 높다는 건 내수시장 규모가 상당히 크다는 것"이라고 중남미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10년간 우리나라와 중남미 간 교역 규모는 두 배 가까이 늘었다. 2014년 기준 542억달러다. 아시아, 북미에 이은 3위 무역흑자지역(2014년 176억달러)이자, 1987년 이후 무려 27년 연속 흑자인 '효자시장'이다.
정부는 2004년 칠레, 2011년 페루와 FTA를 체결한 데 이어 올 상반기 중 콜롬비아와의 FTA도 발효할 전망이다. 또 멕시코, 에콰도르 등과 FTA 협상을 시작으로 중남미 주요국과 FTA 네트워크를 단계적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한국은 제조업, ICT, 교육시스템, 인프라건설 등에 강점이 있고, 중남미는 광물, 농업, 바이오연료 기술 등에서 비교우위"라며 "자동차, 스마트폰, 가전제품, 의료기기 등 강점분야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부산=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