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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유통사 넷플릭스, 빅데이터 활용의 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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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엔진 개선에 100만달러 걸고 세계 인재 아웃소싱…신간은 ‘신화’의 이면도 조명

[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 감성적인 영화와 이성적인 수학이 만나는 지점이 있을까.


게임 이론을 연구한 수학자 존 내쉬의 삶을 그린 ‘뷰티풀 마인드’나 컴퓨터의 원형에 대한 구상을 제시한 앨런 튜링을 다룬 ‘이미테이션 게임’ 같은 영화일까.

영화유통사 넷플릭스, 빅데이터 활용의 비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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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수학의 다른 접점이 빅 데이터다. 방대한 자료인 빅 데이터를 적절히 처리하면 누가 어느 영화를 좋아할지 예상하고 이에 맞춰 영화를 추천할 수 있다. 빅 데이터를 가공하는 추천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일은 수학 전공자들과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맡는다.

빅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비즈니스에 활용한 대표적인 기업이 넷플릭스다. 넷플릭스는 회원제 온라인 DVD 대여에서 시작해 영상 콘텐츠를 흘려보내주는 ‘스트리밍’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며 영상 유통시장의 변혁을 주도하고 있다.


◆ 취향 비슷한 사람 평가로 추천= 넷플릭스는 온라인으로 DVD를 빌려주면서 고객의 감상 별점을 축적했다. 넷플릭스의 온라인 영화 ‘추천엔진’은 1999년에 개발됐다. 초창기 엔진은 영화를 장르, 배우, 감독, 배경, 엔딩 유형 같은 기준으로 분류했다. 영화 타이틀이 늘어나면서 이 접근법은 너무 복잡하고 부정확한 것으로 드러났다.


기준을 아무리 많이 설정해도 추천엔진은 영화 ‘귀여운 여인’과 ‘아메리칸 지골로’에 대한 실제 반응이 왜 그렇게 차이가 나는지 설명하지 못했다. 두 작품 다 미국 대도시가 배경이고 주인공이 몸을 팔고 리처드 기어가 주연을 맡았다. 하지만 좋아하는 관객층이 겹치지 않았다.


이 업계의 초기 추천엔진은 엉뚱한 작품을 추천하곤 했다. 가장 엉뚱했고 회사가 사과까지 하게 된 추천은 ‘흑인 역사의 달’(Black History Month)에 빚어졌다. 이 달은 위대한 흑인들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됐다. 월마트의 추천엔진은 고객에게 유인원이 주인공인 ‘혹성 탈출’을 권했다. 월마트는 사과문을 발표했다.


넷플릭스의 기술팀은 비슷한 영화끼리 분류하는 대신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을 묶는 방식으로 눈을 돌렸다. 이 방식은 A가 재미있게 본 영화 두 편을 B도 좋아했다면 B는 A가 높이 평가한 셋째 영화도 즐길 확률이 높다는 측면에서 접근한다.


◆ 추천엔진 개선에 $100만 걸어= 넷플릭스 창업자 리드 헤이스팅스는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했다. 헤이스팅스 최고경영자(CEO)는 2006년 무렵 넷플릭스의 인력이 자사가 목표로 잡았던 혁신들을 전부 실현했다는 판단에 이르렀다.

영화유통사 넷플릭스, 빅데이터 활용의 비법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회장. 사진=블룸버그



헤이스팅스 CEO는 그러나 미처 목표로 삼지 못한 혁신이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100만달러의 상금을 걸고 전세계를 대상으로 추천엔진 개선 프로젝트를 개방했다. 이 콘테스트 소식은 뉴욕타임스 2006년 10월 2일자에 1면에 실렸다. 세계 언론이 이 소식을 받아 전하면서 개인참가자를 포함해 5000팀 이상이 참가를 신청했다.


넷플릭스는 100만달러를 받는 조건으로 ‘추천 알고리즘 정확도 10% 이상 향상’을 들었다. 이는 별점 다섯이 만점일 때 가입자의 별점을 별 반 개 또는 4분의 3개 이내로 맞힌다는 것을 뜻했다.


세계 곳곳의 내로라하는 소프트웨어 전문가들이 한 영리법인이 돈을 더 버는 데 쓸 알고리즘을 개발하기 위해 합종연횡하면서 전력투구하는 과정이 이 책에서 흥미롭게 펼쳐진다.


◆ 영화유통 방식 진화 참고서= 이 책은 경제경영서이면서도 한 편의 드라마다. 넷플릭스가 다들 거들떠보지 않던 DVD 대여 분야에 뛰어들어 자리잡은 뒤 기존 강자와 정면승부를 통해 가장 강한 존재가 된 뒤 더 넓은 영역으로 진출해 판을 바꾸는 과정이 생동감 있게 펼쳐진다. 책은 15개 장으로 구성됐다. 마지막 장을 빼면 모든 장에 해당 챕터를 떠올리게 하는 영화 제목이 달렸다.


저자 지나 키팅은 이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전하면서도 가닥을 잘 잡아 독자들을 끌어들인다. 그는 로이터와 UPI에서 미디어 기업과 관련 제도와 정책 기사를 썼다. 현재 비즈니스와 문화 관련 글을 기고하는 프리랜서로 활동한다.


이 책은 영화 유통과 관련한 참고 자료로 읽힐 수도 있다. 영화는 극장에서 개봉됐다가 TV라는 유통 경로가 추가됐다. TV도 지상파만 있다가 유료 케이블TV가 생겼다. VHS 테이프가 나오면서 극장이나 TV에서 방영?방송하지 않아도 즐길 수 있게 됐다. 비디오 테이프를 마련하는 대신 빌려서 보도록 하는 대여 서비스가 생겨났다. 영화를 저장?유통하는 미디어로 DVD가 추가됐고 사람들은 DVD를 구매하거나 빌리게 됐다. 미국에서는 최신작을 중심으로 DVD를 빌려주는 자판기식 대여 서비스도 활발하게 이뤄졌다.


이제 영화 유통의 주류가 넷플릭스가 앞장 선 스트리밍으로 옮겨가고 있다. 넷플릭스의 미국 내 가입자 수는 대표적인 영화전문 채널 HBO의 가입자 수를 넘어섰다. 스트리밍이 영상 콘텐츠 소비자에 밀착하자 HBO 같은 케이블TV 사업자 외에 CBS 같은 지상파 방송, 게다가 애플 같은 사업자까지 이 시장으로 넘어오고 있다.


대형 유통업체가 자체 브랜드 상품을 내놓는 것처럼 넷플릭스는 콘텐츠 제작에도 손을 뻗었다. 정치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가 대표작이다.


◆신화는 만들어진 것=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개토스에 본사를 넷플릭스는 2013년 매출 43억7400만달러와 순이익 1억1200만달러를 거뒀다. 틈새시장이라고 여겼던 영역에서 출발해 이룬 성과다


헤이스팅스 회장은 스탠퍼드대학원에서 컴퓨터과학을 전공해 석사 학위를 받은 뒤 1991년 퓨어소프트웨어를 설립했다. 퓨어소프트웨어를 매각한 뒤 공동창업한 회사가 넷플릭스다.


이 책이 전하는 내용 중 일부는 만들어진 신화의 실체다. 헤이스팅스는 창업할 때부터 인터넷을 통해 영화를 직접 유통한다는 구상을 품었고 그래서 인터넷(net)과 영화(flicks)를 조합해 넷플릭스라는 이름을 지었다고 알려졌다. 저자는 이를 포함해 넷플릭스의 신화 중 상당 수가 만들어진 것임을 알려준다.


넷플릭스 스타트업의 전설
지나 키팅 지음, 박종근 옮김
한빛비즈
1만6000원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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