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의 픽사 인수 직전 잡스 암 재발 사실 알아"
[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월트 디즈니의 최고경영책임자(CEO)인 밥 아이거(Bob Iger)가 스티브잡스의 암 재발 사실을 일찌감치 알고 있었으며 비밀을 3년 동안 지켰던 것으로 나타났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그렌트 슐렌더와 릭 테첼리가 오는 24일 출간하는 스티브잡스의 최신 전기 '스티브잡스 되기'를 입수해 이같이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밥 아이거는 스티브잡스 전기 작가에게 "2006년 디즈니가 픽사를 인수하기로 발표하기 한시간 전에 잡스의 암 재발 사실을 알았다"고 밝혔다. 이는 스티브잡스의 암 발병 사실이 대중에게 알려진 2009년보다 3년 앞선 것이다.
스티브잡스는 2003년 처음 암 판정을 받았으며 그 다음해에 종양 제거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다시 암이 재발했으며 2009년에는 간이식 수술을 받았다. 잡스는 2011년에 췌장암으로 사망했다.
밥 아이거는 "스티브잡스가 말하기 전까지는 잡스 본인과 그의 아내, 의사만이 알고 있었던 비밀이었다"고 말했다.
밥 아이거는 "규제 당국이 좀더 많은 정보를 요구하고 있었으며 임원들은 신용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었기 때문에 이같은 비밀을 지키는 것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에 대해 곰곰이 생각했다"며 "디즈니는 잡스가 아닌 픽사의 가치를 평가하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스티브 잡스 전기에서 밝혔다. 그는 잡스에게도 "우리는 픽사를 사는 것이지 당신을 사는 것이 아니다"며 "당신은 이번 결정에서 고려 대상이 아니다"라는 말도 덧붙였다.
당시 스티브 잡스는 애니메이션 기업 픽사의 최대 주주였으며 디즈니의 픽사 인수로 디즈니의 최대 주주이자 이사가 됐다.
블룸버그는 "이번 전기는 이전 아이작슨이 썼던 이전 전기에 비해 좀더 동정적으로 스티브 잡스를 묘사했다"고 덧붙였다. 스티브 잡스의 뒤를 이어 현재 애플CEO인 팀 쿡은 아이작슨의 책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새 전기에서 "아이작슨은 잡스의 사소한 부문에 집중하면서 그를 탐욕스럽고 자기 중심적인 사람으로 묘사했다"며 "그 책은 잡스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새 전기에서 쿡은 2009년 잡스가 간 이식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그에게 간 일부를 떼어주려고 했었다는 사실도 밝혔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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