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받는 '아베노믹스'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일본 내각부가 지난해 7월 이후 8개월만에 경기평가를 상향 조정할 듯하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내각부가 오는 23일 발표할 3월 월례 경제 보고서에서 산업 생산, 기업 실적 개선까지 반영해 자국의 전반적인 경기 평가를 2월보다 훨씬 높게 조정할 것이라고 20일 보도했다.
내각부는 지난달 경제 보고서에서 "개인 소비 부문이 부진하지만 일본 경기가 전반적으로 완만하게 회복되고 있다"고 평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11월부터 이런 평가를 유지해왔다.
니혼게이자이는 특히 3월 경제 보고서에서 산업 생산과 기업 실적에 대한 평가가 뚜렷이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개인 소비는 다소 부진하다는 종전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일본 정부가 전반적인 경기 평가를 상향 조정하는 것은 지난해 7월 이후 8개월만의 일이다. 일본 정부는 당시 4월 소비세율 인상(5→8%)으로 소비 둔화 여파가 줄었다면서 6개월만에 전반적인 경기 평가를 상향 조정한 바 있다.
월례 경제 보고서는 일본 정부가 자국 경기에 대한 기조 판단을 공식 제시하는 것이다. 개인 소비, 기업 생산, 설비 투자, 고용 정세 등 14개 항목의 지표를 분석해 내각부에서 작성한다.
일본 안팎에서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가 최근 다시 힘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 확산하고 있다.
엔화가 달러당 120엔선에서 약세를 이어가자 일본 기업의 수출 경쟁력이 세지고 이는 다시 산업생산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일본의 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2.4% 늘어 예상 증가율 0.3%를 크게 웃돌았다. 그 덕에 지난달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4246억엔(약 3조9420억원)으로 전월 1조1791억엔의 절반 수준까지 떨어졌다. 일본의 1월 산업 생산은 전달보다 3.7% 늘었다. 지난해 12월 증가율은 0.8%였다.
기업 실적 개선세도 뚜렷하다. 2014회계연도(2014년 4월~2015년 3월) 상장 기업들의 경상이익은 금융위기 이전 사상 최대였던 2007회계연도의 30조3900억엔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기업 실적 개선은 잇단 임금 인상 결정으로 이어져 가계 소비를 촉진하고 있다.
주요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니혼게이자이의 설문조사 결과 50.9%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더 높은 수준으로 임금 인상이 단행될 것이라고 답했다. 도요타자동차는 최근 월 기본급을 4000엔 올리기로 결정했다. 히타치 제작소, 도시바, 파나소닉 등 전자업계도 줄줄이 임금 인상 계획을 발표했다.
일본 주식시장은 되살아난 아베노믹스에 대한 기대감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닛케이 225 지수는 지난 13일 15년만에 처음으로 1만9000선을 돌파했다. 이후 6거래일 연속 1만9000선 위에서 움직이고 있다. 닛케이 지수는 올해 들어서만 12% 상승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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