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그 시절 기사들은 왜 '돈가스'를 먹었을까?

시계아이콘01분 37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그 시절 기사들은 왜 '돈가스'를 먹었을까? 돈가스 맛 집 /tvN '수요미식회' 캡처
AD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돈가스를 집중 조명하면서 인터넷 상에서도 이 음식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기사식당 등에서 많이 팔고 있는 한국식의 '왕돈가스' 등에 시선이 쏠린다. 그렇다면 일본에서 들어온 돈가스는 어떻게 기사식당에서 팔리게 됐을까.


기사식당 돈가스가 언제부터 시작됐는지에 대한 기록은 찾기 쉽지 않다. 요사이 식당의 역사에 대해 관심이 많아졌지만 과거에는 노포일지라도 업소의 역사를 제대로 기록하지 않았던 곳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영업에 대한 신고도 정확하지 않았고 메뉴도 지금과는 다른 곳이 부지기수였다.

몇 가지 역사적 사실로 짐작을 해보면 우리나라에 택시가 도입된 것은 1920년대지만 그 수가 많지 않았고 본격적으로 영업용 택시가 많아지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이기 때문에 이 시기 기사식당의 원형이 생겼을 것으로 보인다. 당시 신문 기사들을 찾아보면 '운전수식당'에서 벌어진 일들을 기록하고 있는 것들이 눈에 띄는 것으로 볼 때 기사식당이 1960년대에 본격적인 영업을 했을 것이라는 추정은 설득력을 얻는다.


기사식당에서 돈가스를 판 것이 언제인지 역시 추정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우선 돈가스의 역사를 살펴보면 근대화 과정에서 서양음식의 일종인 포크커틀릿이 일본에 들어와 만들어졌다는 것이 정설이다. 1200여년 동안 육식을 금지했던 일본이 서양문화가 급속히 들어오는 과정에서 육식을 국민들에게 권장하면서 만든 요리법이라는 것이다. 1895년 처음 만들었을 때는 포크커틀릿을 그대로 옮긴 '포크가쓰레쓰'라고 불렸지만 포크를 한자로 바꾸고 가쓰레쓰를 부르기 쉽게 만들면서 1929년 돈가스라는 이름이 처음 나왔다. 이 과정에서 얇은 고기를 소량의 기름에 조리하는 방식은 기존 일본 튀김 요리인 '덴뿌라' 등의 영향을 받아 두툼한 고기를 잠길 정도로 넉넉한 기름에 튀겨내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이 영향으로 돈가스가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온 것은 일제 강점기인 1930~1940년대로 짐작된다. 하지만 먹고 살기도 쉽지 않았던 시대에 돼지고기를 튀겨 파는 게 대중적인 음식으로 자리 잡았을 리 만무하고 본격적으로 알려지지 시작한 것은 경양식집이 널리 생기기 시작한 1960년대였을 것으로 보인다.


기사식당도, 돈가스도 1960년대부터 알려지기 시작한 셈이다. 하지만 경양식집의 인기 메뉴 돈가스가 기사식당의 메뉴로 자리를 잡게 된 것은 이 보다 조금은 더 시간이 흐른 뒤였을 것으로 예상된다. 처음에는 찌개나 백반 등이 주력이었을 것이고 이후 돈가스 등으로 메뉴 다양화의 도전이 이뤄졌을 것이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돈가스 조리법을 배워와 서울 도심에 문을 연 명동돈가스가 창업한 시기는 1983년이었고, 기사식당으로 성북동 일대에 돈가스 식당 열풍을 일으킨 금왕돈가스는 1987년 개업했다.


그러면서 기사식당의 한국식 돈가스는 빨리 조리할 수 있도록 얇아졌고 밥과 국, 그리고 고추를 곁들이는 모양을 갖춰갔다. 서양에서 일본을 거쳐 우리나라에 들어온 돈가스가 기사들의 인기 메뉴가 될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일까. 돈가스의 재료로 주로 쓰이는 돼지고기 등심은 쇠고기 등에 비해 저렴한데다가 단백질, 비타민, 철분, 칼슘 등 다양한 영양소도 풍부했다.


기사식당에서 곁들여 먹는 고추 역시 비타민과 칼륨 등이 많이 함유돼 있고, 고추의 캡사이신은 위액의 분비를 촉진하고 단백질의 소화를 도와 자칫 무겁게 느끼기 쉬운 돼지고기 튀김 요리에 가장 잘 어울리는 짝꿍이었을 것이다. 오랜 시간 앉아서 운전을 해야 했고 졸음운전을 방지하기 위해선 소화도 빨라야 했던 기사들에게 제법 잘 어울리는 식단이었던 셈이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