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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읽다]난쟁이별에 앉은 어린왕자…인류

시계아이콘02분 43초 소요

우주과학, 작음(Dwarf)에서 진실 찾아 나선다

돈 탐사선, 이달초 '세레스' 궤도 진입 성공
우주 근원 밝힐 암흑물질 함유 가능성
카시니탐사선, 토성위성서 지하온천 확인
왜소은하·왜소행성 데이터에 관심 집중

[과학을 읽다]난쟁이별에 앉은 어린왕자…인류 ▲왜소은하를 통한 암흑물질 연구에 속도가 붙었다.[사진제공=N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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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봄이 찾아오는 소리가 들립니다. 며칠 동안 추웠습니다. 그 시간도 지나고 따뜻함이 몰려오고 있습니다. 삼한사온(三寒四溫)일까요. 봄이 오는 소리를 여러분들은 어디에서 느끼는지요. 꽃잎이지 않을까요. 꽃은 겨우내 숨어있던 작은 싹에서 시작되죠.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활짝 꽃으로 다가섭니다. 봄이 지나고 적당한 시간이 되면 열매가 됩니다. 열매의 시작은 아주 작고 작은 싹에서 비롯된 것이겠죠.

인간도 마찬가지 않을까요. 정자와 난자가 만났을 때 아주 조그마한 배아였죠. 세포분열을 통해 점점 자랍니다. 10개월이 지나면 세상 바깥으로 나오죠. 밖으로 나와도 몸무게는 3~4㎏에 불과합니다. 물론 가끔씩 6~7㎏의 초우량아가 출산되기도 합니다만. 작은 아기는 부모와 주변의 사랑을 먹고 점점 자랍니다. '내가 존재한다는 것'은 아주 작은 배아로부터 시작됐다는 것을 알게 해 줍니다.


요즈음 우주과학 분야에서도 이 '작은 것(Dwarf)'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작고 작은 것을 두고 어떤 우주과학자는 '황홀하고 아름답고 흥분된다'고까지 표현합니다. 138억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우주에서 '작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요. '작음'에 빠져들고 있는 우주과학,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주의 비밀 간직한 왜소은하 = 천문학자들이 최근 우리 은하수를 공전하고 있는 왜소은하(Dwarf Galaxy)를 발견했습니다. 왜소은하는 수십억 개의 별을 가지고 있는 것을 말합니다. 은하수는 수천억 개의 별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장 작은 왜소은하는 5000개의 별만 가지고 있다고 하는군요. 5000개의 별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작다고 표현할 수 있을까요? 태양 5000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인데 말이죠. 상대적으로 작다는 것이겠죠. 우주는 언제나 상대적 개념으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우주과학자들이 왜소은하에 흥분하고 빠져드는 배경에는 암흑물질(Dark Matter)때문입니다. 암흑물질은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중력 작용에 의해서만 확인할 수 있죠. 우주 에너지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아직 실체를 파악하기 쉽지 않은 배경입니다. 그럼에도 이 암흑물질은 우주 에너지와 전체 물질의 25%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중요합니다. 암흑물질의 이모저모를 모두 파악하게 되면 우주 생성의 근원을 밝힐 수 있다는 겁니다. 거대한 숲을 알기 위해서는 그 안에 있는 나무 하나하나를 먼저 알아야 한다는 것이죠.


이 작은 은하에 우주과학자들이 흥분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분석해 봤더니 이번에 발견된 왜소은하는 99% 암흑물질로 이뤄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주과학자와 천문학자들은 본능적으로 '암흑물질'에 강하게 집착합니다. 99% 암흑물질로 이뤄져 있다는 것은 그만큼 암흑물질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가지고 있을 확률이 높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영국 캠브리지대학 천문학자들은 이들 왜소은하들이 암흑물질 뒤에 숨겨져 있는 비밀을 풀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들 왜소은하는 대마젤란성운과 소마젤란성운의 남쪽 반구에서 발견됐습니다. 우주의 생성 비밀을 간직하고 있을 암흑물질, 왜소은하를 통해 밝혀질 수 있을까요.  


[과학을 읽다]난쟁이별에 앉은 어린왕자…인류 ▲왜소행성 '세레스'.[사진제공=NASA]


◆태양계 비밀 품은 왜소행성 = 은하수에서 태양계의 크기는 아주 작은 점에 불과합니다. 은하수는 10만광년 크기입니다. 그 두께도 2000광년에 이릅니다. 왜소은하를 통해 우주 생성의 기원을 밝히겠다고 나선 것과 함께 최근 우리가 살고 있는 태양계에도 '작음'에 대한 집착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돈(Dawn) 탐사선이 긴 비행 끝에 마침내 지난 6일 왜소행성(Dwarf Planet)인 세레스(Ceres) 궤도에 안전하게 진입했습니다. 마크 레이만 돈 탐사선 엔진임무 국장은 "1801년 발견된 세레스는 소행성으로 불렀다가 왜소행성의 지위를 얻었다"며 "돈 탐사선은 약 7년 동안 49억㎞ 날아간 끝에 세레스 궤도에 안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세레스는 어떤 행성이기에 관심을 듬뿍 받고 있는 걸까요. 세레스에 대해 우주과학자들은 '태양계의 화석' '태양계의 비밀을 품고 있는 행성' '농사의 신처럼 풍성한 데이터를 줄 행성'이라고 표현합니다.


우주과학자들이 얼마나 집착하는지 또 다른 전문가의 이야기를 들어보죠. 나사의 로버트 메이스 돈 탐사선 임무 프로젝트 책임자의 말입니다.


"돈 탐사선은 새로운 우주 역사를 만들 것입니다. 세레스가 태양계 형성과 관련해 어떤 보물을 숨겨두고 있을 것인지 파악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세레스는 천문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이탈리아의 주세페 피아치(Giuseppe Piazzi)가 1801년 발견했습니다. 세레스는 로마의 농부의 신에서 유래했습니다. 세레스는 현재 화성과 목성 사이에 있는 소행성 벨트에서 가장 덩치가 큰데 지름이 약 950㎞에 불과합니다.

[과학을 읽다]난쟁이별에 앉은 어린왕자…인류 ▲열수가 뿜어져 나오는 엔켈라두스.[사진제공=NASA]


◆토성 위성에 물 존재한다 = 나사는 11일 토성을 탐험하고 있는 카시니(Cassini) 탐사선이 보내온 데이터를 통해 토성의 위성인 엔켈라두스(Enceladus)에 열수(熟水)가 깊은 지하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엔켈라두스는 토성의 두 번째 위성입니다. 1789년에 영국의 천문학자 허셜에 의해 발견됐죠. 얼음으로 뒤덮여 있는데 그 속에서는 뜨거운 액체가 있다는 겁니다. 엔켈라두스의 반지름은 약 250㎞에 불과합니다. 아주 작고 작은 천체입니다. 우주과학자들은 열수가 뿜어져 나오는 것으로 봤을 때 생명체가 있을 수도 있다 판단하고 있습니다.


우주에서 '작음'은 실제 물리적으로 아주 큰 상태입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상대적으로 작다는 것을 말해주는 거죠. 우주과학자들이 상대적으로 작은 것에 관심을 가지는 그 배경과 이유를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안인선 국립과천과학관 연구사는 "돈 탐사선의 세레스 탐사는 태양계 행성들의 형성과정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에게 실마리를 제공해줄 것"이라며 "최초의 왜소행성 탐사라는 역사적 의미가 있다"고 설명합니다.


한(寒)이 물러나고 온(溫)이 몰려오는 지금, 자신이 있는 곳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나가 '작은 것'으로 봄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요. 아름다움과 세상의 시작을 알 수 있지 않을까요. 조금씩 피어나는 꽃, 암흑물질의 작은 은하, 태양계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왜소행성…이 봄, 우리가 느껴야 할 것은 참 많습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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