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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롱·일베' 논란에 습격당한 대학가…새학기부터 몸살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31초

- 서강대 OT서 성희롱 문구 등장·연세대에서도 '일베' 논란 일어
- 한 사립대서는 새학기 첫날 성희롱 발언했다 강사 사임하기도
- 자정 능력 한계…교육부 차원 실질적인 대책 마련 시급하다는 지적도


'성희롱·일베' 논란에 습격당한 대학가…새학기부터 몸살 사진=SN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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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새 학기를 시작한 대학가가 성희롱과 일베 등 각종 논란에 휩싸이면서 몸살을 앓고 있다.


11일 온라인에서는 서강대학교 경영대 오리엔테이션(OT)에서 등장한 선배들의 '도 넘은' 성희롱 문구가 알려지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서강대 경영대는 지난달 25일 진행된 신입생 OT에서 후배들과의 행사를 진행하는 숙소 방 앞에 성적인 표현을 담은 내용의 종이를 붙였다.


당시 행사에 참여했던 학생들이 온라인에 올린 사진을 보면 '아이러브 유방 작아도 만져방' '여학우 필수' '제일 어린 후배가 한 선배 지목한 후 그윽한 눈빛으로 나랑 라면 먹고 갈래하기' 등 자극적인 문구로 가득했다.


또 '선배가 지목한 후배가 선배가 만족할 때까지 선배 칭찬하기' '제일 어린 후배가 이성 선배랑 노래 한 곡' 등의 내용도 적혀 있다.

'성희롱·일베' 논란에 습격당한 대학가…새학기부터 몸살 사진=SNS 캡처

20대 학생들의 손에서 나온 글이라고 믿기 힘든 정도의 질 낮은 표현과 '선배질'이 묻어나는 발언이 곳곳에서 발견됐다. 서강대 경영대 OT 성희롱 관련 내용은 10일 오전 이 학교 페이스북 커뮤니티에 사진과 글이 올라오면서 뒤늦게 알려졌다.


해당 단과대 학생회는 곧바로 사과문을 올렸지만 이 같은 성희롱이 개인의 일탈이 아닌 단과대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학생들과 네티즌의 공분을 사고 있다. 서강대 경영대는 "다음 날 바로 문제를 파악하고 학생회 차원에서 재발방지와 대응에 대해 논의했다"며 "커뮤니티에 글이 올라온 뒤 학생회에서 약식 사과문을 올렸고 교내에 사과문을 대자보 형식으로 붙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성희롱·일베' 논란에 습격당한 대학가…새학기부터 몸살 연세대 국제캠퍼스 기숙사 OT에 등장한 일베 캐릭터. 사진= 트위터



앞서 연세대학교 OT에서도 '일베' 논란이 일었다. 지난 3월1일 진행된 연세대 국제캠퍼스 신입생 기숙사 오리엔테이션에서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에서 제작한 일명 '노알라' 캐릭터가 등장했다.


'노알라' 캐릭터는 일베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얼굴을 코알라와 합성한 것으로 비하의 뜻을 담고 있다. 노알라 캐릭터와 함께 '지금 간다 이기야'라는 문구도 사용됐다. '~이기야'는 경상도 출신인 노 전 대통령이 연설에서 이 표현을 주는 쓰는 것을 두고 일베 회원들이 희화화해 사용하는 문구다.


이 때문에 OT 준비단 측에서 이를 모르고 사용한 것이 아니라 다분히 의도적으로 노알라 캐릭터와 표현을 가져다 썼다는 비난이 이어졌다.


당시 OT를 주최한 인천 송도의 연세대 국제캠퍼스 기숙사 '윤동주하우스'는 "2015년 3월1일 윤동주하우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특정 사이트의 특정 인물을 희화화 하는 이미지를 사용하였습니다. 윤동주하우스 구성원들에게 물의를 일으킨 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라는 사과문을 게재하기도 했다.


최근 들어 교수들의 성추행과 성희롱이 사회적 이슈가 되자 대학가에서는 자정 바람이 불고 있지만 새 학기 시작과 동시에 교수와 학생을 막론하고 비슷한 사건이 또 터지면서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서울의 한 사립대에서는 강사가 2015년도 1학기 첫 수업 시간에 성희롱 발언을 했다가 사임하는 일이 생겼다. 해당 강사는 수업 시간에 한 여학생의 이름을 거론하며 "내가 이 학생과 성관계를 가졌다고 치자" "피임약을 들고 6개월 동안 유럽여행을 가라"는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이 강사는 피해 학생과 학부모에게 사과를 하고 자진 사임했다.


지난해부터 대학 교수들의 각종 성추행과 성희롱 사실이 알려지며 구속되는 사례가 나오기도 했지만 실제 강단에서는 여전히 문제의식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한 사립대학교 교직원은 "요즘 대학생들의 경우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활동하며 자극적인 표현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어 이런 행태가 캠퍼스에 그대로 투영되는 것 같다"며 "학교 차원에서 성희롱과 관련해 교수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하고는 있지만 사전에 이를 모두 차단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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