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재무장관 회의 3150억유로 규모 경기부양 투자 계획도 승인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유럽연합(EU) 재무장관들이 프랑스가 재정적자 비율을 3% 이내로 줄여야 하는 시한을 2년 더 연장해줬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프랑스는 EU 조약에 따라 올해 재정적자 비율을 3% 이내로 줄여야 한다. 하지만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진행된 회의에서 EU 재무장관들은 프랑스의 재정적자 비율 3% 이내 축소 시한을 2년 더 연장해 주기로 결정했다.
프랑스는 3%룰 적용 시한을 이번까지 세 차례 연장받았다. 3%룰이 경제 규모가 큰 국가들에는 상대적으로 느슨하게 적용되고 있다는 논란이 제기된다고 FT는 전했다.
발디스 돔브로브스키스 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은 "프랑스는 재정적, 구조적 개혁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며 "우리는 프랑스에 대해 재정적자 감축 시한을 엄격하게 지킬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EU의 재정 규정에 따르면 각국 정부의 재정적자는 GDP의 3%를 넘지 말아야 하며 정부부채는 GDP의 60% 이내를 유지해야 한다. 이 규정을 어기면 회원국들은 EU 집행위와 유럽중앙은행(ECB) 등으로부터 제재를 받게 된다. 하지만 EU는 프랑스에 대해 별다른 제재 조치 없이 3%룰 준수 시한을 연장해줬다.
이날 회의에서 EU 재무장관들은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이 제안한 3150억유로(약 380조원) 규모의 경기부양 투자 계획도 승인했다.
EU 28개국 재무장관들은 10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회의에서 EU 집행위원회가 제의한 역내 인프라 건설 등 종합적인 투자 계획을 승인하고 구체적인투자 및 자금 계획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피에르 모스코비치 EU 경제담당 집행위원은 2008년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제 위기 이후 EU 역내의 투자가 15∼20% 감소했다고 지적하고 "이 같은 투자 계획은 유럽 경제가 투자 부족에서 벗어나기 위한 긴급한 대책"이라고 밝혔다.
EU는 향후 4년간 투자 계획을 집행할 예정이다. 다만 3년이 지난 시점에서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 지 중간점검을 실시할 것이라고 EU 재무회의는 밝혔다.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지난해 11월 3150억유로 규모의 기금을 조성해 투자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 계획은 광대역 통신망과 에너지, 교통 등의 인프라 구축과 연구 분야에 투자를 촉진해 역내 130만개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구상이다. EU 집행위가 유럽투자은행(EIB)과 함께 210억 유로의 1단계 기금을 조성하고 민자를 유치해 기금을 15배로 키우기로 했다. 1단계 기금 마련을 위해 독일과 프랑스는 각각 80억유로 출연을 약속했다. 스페인은 15억유로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EU 집행위는 구체적 투자 계획을 담은 이른바 '위시 리스트'도 내놨다. 여기에는 몰타의 방파제 건설,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 확장, 해저 광케이블 설치 등 2천여개 사업이 망라됐다. EU는 민자 유치를 위해 가칭 유럽전략투자펀드(EFSI)를 설립하기로 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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