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대신경제연구소는 롯데쇼핑이 정기 주주총회에 상정한 이사 선임 및 배당 안건 관련 기관투자자들의 의결권 행사시 ‘반대’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대신경제연구소는 9일 산업 내 영향력ㆍ시가총액ㆍ기관투자자 지분율 등을 고려해 400개 상장사를 주요 의안분석 대상으로 선정하고, 이들 중 지난 4일까지 주총 소집을 공고한 126개사의 안건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롯데쇼핑은 이달 20일 정기 주총을 열고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에 대한 사내이사 선임 및 주당 2000원의 현금배당(배당총액 591억원 규모)을 결의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김호준 대신경제연구소 지배구조연구실장은 “그룹 내 11개 계열사 이사를 겸직 중인 신 회장은 과다겸직으로 이사로서의 충실한 의무 수행이 염려되고, 회사 측 해명도 불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년(주당 1500원, 총액 443억원 규모) 대비 배당규모를 소폭 확대했지만, 그간 대주주·계열사가 아닌 주주환원 차원에서 큰 고려가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배당성향이 낮다”고 지적했다.
대신경제연구소는 또 ▲삼성전기의 삼성에스디에스지분 구주매출 관여 이사 재선임 관련 주주가치 훼손 ▲락앤락의 실적 악화 이후 이사회 재구성과정에서 책임소재 불분명 및 실지급 대비 이사 보수한도 과다책정, 등의 가능성도 지적했다.
주총 소집 결의 및 공고 일시 분석결과 세부 안건이 공개되는 소집 공고는 평균 주총일 18.9일 전에 공고돼 법적 기한(14일)은 준수했지만 주주들이 내용을 검토·숙려할 시간은 여전히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사들이 새로이 사외이사로 선임하려는 대상은 전직 장·차관이 11.6%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그 밖에 전직 판·검사를 비롯한 법무법인 출신(10.5%), 공정위·금감원(5.8%), 국세청(3.5%), 청와대(2.3%) 등 특정분야 경력이 셋 중 하나다.
지난해 사외이사 1인당 평균 보수 지급액은 5300만원으로 전년대비 9.3% 상승했고, 이를 회의 참석당 보수지급액으로 환산하면 560만원으로 10.9% 늘었다.
대신경제연구소가 새롭게 시작하는 ‘주주총회 의안분석 서비스’는 기관투자가들의 의결권 행사에 도움을 주기 위해 마련됐다. 향후 정기주총 의안뿐만 아니라 인수합병·영업양수 등 지배구조나 임시주총 의안 등 다양한 이슈로 분석 범위를 넓힐 예정이다.
문정업 대신경제연구소 대표이사는 “경영진의 잘못된 의사결정이 주가 폭락을 부르거나, 다른 국가 대비 현저히 낮은 상장사의 배당이 국내 증시 할인 요소로 지적되고 있다”면서 “기관투자자의 올바른 의결권 행사를 통해 주주가치를 높이고자 한다”고 말했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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